그 가을인가 정복자
느린 걸음이던 가을이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다
뭉그적대던 여름이 미련을
들고 가버린 것이다
왁자지껄하던 숲의 소리
벌써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갈대숲에 귀뚜라미 소리
처연히 깊어지고 깊어져서
전신까지 스며든다
너울춤에 스며든다
형형색색 피어난 꽃 속에 꽃
나도 꽃일 때가 있었다, 그땐
누가 더 예쁜지 견줄 만했다.
반추해 가을을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