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이기택
불편하고 가파른 길을 걸어왔을
허름한 이력의 낡고 오래된 구두가
택시를 세웠다.
연탄 두 장 새끼줄에 꾀고
오르막길에 숨 몰아쉬던 가난한 발걸음에서
삶의 고단함이 뚝뚝 떨어졌던
아버지의 모습 같아 피곤한 발을 태운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낸 그의 표정에
노을이 한 잔 술로 번지고
미안해할 것 없는 정직한 노동은
귤 몇 개로 검정 비닐봉지에 담겨 있다.
달동네 고갯길에서 그가 내려
미로 같은 골목길로 사라지고 난 뒤
내 손에 쥐어진 귤 하나
그리운 아버지의 체온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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