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밤 나동수
차가워진 날씨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다
구수한 냄새에 고개를 드니
군밤장수가 보인다.
귀달이 모자를 쓰고
맥반석이 놓인 화덕 위
칼집 낸 밤을 뒤집으니
아롱아롱 노란 속이 열리고
오랫만에 맡아보는
구수한 풍경에
한 봉지 사서 입에 넣자
아른아른 추억들이 떠오른다.
얼굴도 모르는 군밤장수가
까만 잿더미 속에
작은 숟가락으로
다시 파보고 픈
노란 추억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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