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안귀숙
날이면 날마다
어떻게 높은 곳만
쳐다보면서 살 수 있나요?
어떻게 이루지도 못할
분에 넘치는 생각으로만
세상을 살아가려 하나요?
그런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저는
거꾸로 선 물구나무로
세상을 바라보기로 했어요
낮은 자세로
엎드린 자세로
나를 낮추어서
거꾸로 키를 키우면서
아래를 바라보는 세상도
참 맛스럽네요
올려다보면서 살아왔던
세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비롭게도 숨어있는 것들이
너무 많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