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앓이 이정민

계절 앓이 이정민
계절 앓이 이정민


계절 앓이 이정민

여름내내

애끓는 매미 소리

사그라드는 가을의 길목

닫힌 창문 사이로

스산한 바람 스며들어

아무 일 없는 듯 지내 온

내 가슴을 툭 건드린다

어둠의 시름 깊어가고

달빛 사위어 가는데

귀뚜라미의 서투른 사랑 노래

이 밤을 들끓게 하는가

거실에 TV

건성으로 떠들고 웃지만

허기진 외로움은

쓰디쓴 커피만 홀짝거린다

커피잔 속에

어른거리는 얼굴

희미한 향기에 맴도는

가슴 저미는 사람아

봄, 여름은

그토록 아름다웠던가

가을바람에

덧없는 그리움이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