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 박동환
가득 찬 머릿속을 비우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린다
남에서 북으로 쭉 뻗은 길에서
추위에 코끝이 빨갛게 꽃피고
입김이 뿌옇게 차창에 어린다
강원도의 칼바람은
머리털에 상고대를 만들고
나뭇가지와 함께 그림이 된다
개울마다 소복하게 쌓인
눈꽃은 서로를 껴안고
포근한 솜이불을 펼친다
겨울바람은 반갑게 얼굴을 감싸고
늙은 눈에 들어온 바람이 눈물로
각박한 세상을 벗어나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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