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김성수

겨울비 김성수
겨울비 김성수


겨울비 김성수

홍매화 가지에 볼록한 것이

나를 바라보는 듯

음지에는 아직 잔설이

자리 잡고 꼼짝 못 하는

정수리에 한허리 부러지며

내리꽂는 겨울비

얼마 전 폭설이 내린 들에

마른풀 목 내밀고 낮달

바라보고 있었는데

바람에 위태로운

촛불 같던 실오라기

들풀 잎에 떨어져

타고 내려가는 물줄기

시려떨며 흔들린다

추적추적 젖어 떨며

버려진 듯이 초라한 모습

서풍의 품에 안기면

회춘하겠지

투박한 발걸음

질척이는 소리에

겨울비는 하염없이

울고만 있다

배신당한 사랑의 아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