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항 안용진
남대천 물살 달음박질하다
잔잔해지고 짠 내 정다운
안목항에 다다르면
커피 향 넘실넘실 파도 타고
그 향기에 취한 숭어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의미
읊는 소리, 수평선을 달리고
은, 모래 펄, 수천만의 눈길,
제멋대로 반짝거리게 한다
칼날을 세운 듯 꽃꽂이 서서
뛰어오는 저 파도는
고초 앉은 젊은 여인네
심장이 딱딱해지는 고통을
알고는 있을까?
느닷없이 달려와
하얗게 널브러진
멸치 떼 목마름의 몸짓은
생의 마지막 욕심인 것을
떠나가는 인연이든
만남의 인연이든
임자 없는 의자에
잠시 머물다가
저 바다의 울부짖는 소리에 묻혀
발밑으로
잦아들고 말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