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봅니다 맹태영

가을인가 봅니다 맹태영
가을인가 봅니다 맹태영


가을인가 봅니다 맹태영

가을인가 봅니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허허벌판에 선 코스모스를 흔들며

저물녘 익지도 않은 단풍을 깨우는데

가을인가 봅니다

열어 놓은 차창 안으로 들어온

누르스름한 은행잎 한 장이

라디오를 켜고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들려주고

가을인가 봅니다

음악은 음침한 가을 속으로 파고드는데

설탕이 듬뿍 들어간

커피 향기가 연인의 품속처럼 파고드는

가을인가 봅니다

구석으로 밀려난

낙엽이 짓밟히며 아파하듯이

주르륵 눈물이 흐릅니다

가을인가 봅니다

설익은 모과를

깨문 듯이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