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눈물 박기준
한쪽을 채웠던 마음의 자리
힘들고 괴롭고
안타깝다고 할지라도
결별 뒤에 머무는 뜨거운 눈시울로
구절초꽃 군락지 미소를 짓는
오솔길 걸어가리라
영혼이 고이 잠든 나들목 지나니
갈 곳 잃어버린
스산한 바람 되어 내 곁에 맴돌 뿐
짓이겨진 생이지만 미워할 수 없던 사랑
못다 한 그리움은
애타는 여린 가슴에 찬 이슬로 남는다
순수한 눈망울에 저무는 노을이 숨어들고
사무친 정 무심한 발길은
어둠 내리는 들녘 주홍빛 눈물만 어린다
이젠 비어 버린 마음의 자리
아프고 서럽고
허전하다고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