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정녕 박명숙
스치는 바람결에
솔 냄새 쑥부쟁이 국화가
가을 향기를 풍기고
달콤한 사과 향
입안 가득 고이면
발그레한 내 두 볼이 가을빛
수줍은 소녀가 되고
누렇게 익은 벼가 사락사락
가을이 오는 소리를 내고
논두렁 귀뚜라미 여치 노래하고
방아깨비 풀씨 방아 찧는 소리에
놀란 바둑이가 짖는다
코스모스 아가씨 허리춤에
향긋한 꽃내음 날리면
들녘을 수놓아 순수한 마음
물들이고 그리움의 골이 깊어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를 듣는다
가을은 정녕
사랑의 호흡인가?
하늘은 높고 푸르러
태양 빛이 달라지고
주름진 노을은 하루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