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박명숙
꽃이 향기를 품고 날개를 달았다
어디로 날아볼까
너의 향기 따라가 볼까
추억으로 날아 접어둔
마음을 펼쳐 놓는다
꽃향기로 마음을 물들이던
환한 미소만큼 순수한
첫 마음이 너에게 날아가고
그리움의 채취가 묻어나는
향긋한 바람이 가을이다
이렇게 일렁이는 가을이면
어김없이 난 너에게
정성스럽게 손 편지를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고
꼬깃꼬깃 접은 편지를 갖고
우체통 앞에서 빨갛게 수줍은
마음이 서성이고 있다
너에게 가는 마음은
나를 설레게 하는 삶의 간이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