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노랗게 내리다 백승운
새 한 마리 날아오르자
우수수 은행잎이
노랑나비 되어 나풀나풀
날아내려 추락한다
우화를 거친 화려한 변신
눈 깜짝할 사이에
화려한 날개를 달고
흔들리다가 유혹한 것일까
가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이쁜 얼굴 자랑하다
날카로운 부리를 피해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눈물이 난다
그냥 가을에 취하고
깊게 익어가는
숙성의 단맛에 취해
혼자 물들고 취기가 돌아
그리운 게지
애교 섞인 사랑 고백은
추억의 책갈피 속에서
꾸덕꾸덕하게 말라 새겨진 철자는
퇴색으로 기억조차 희미한데
하늘은 온통 노랗게 아름답고
나풀대는 나비들 꼼지락 이다
희미한 기억들과 퇴색된 사랑
사뿐히 내려놓고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