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속에 겨울 김수용

내 맘속에 겨울 김수용 내 맘속에 겨울 김수용 안개가 자욱한 거리에 가로등이 외롭게 울고 있다 마른나무 가지에 힘없이 너울대던 작은 나뭇잎 하나 떠도는 바람에 생을 마감한다 지난가을 화사했던 너의 모습은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텅 빈 거리에는 고독만이 서성거린다 오늘처럼 가랑비 내리는 밤이면 살포시 다가서는 서글픈 당신의 젖은 그림자 가슴이 너무 아프다 또다시 내 맘속에 시린 … Read more

마지막 잎새 나동수

마지막 잎새 나동수 마지막 잎새 나동수 가을 찬바람에 아름다운 잎이 떨어져 나가면 누군가는 그리워하고 초겨울 찬바람에 남은 잎마저 떨어져 나가면 누군가는 아파한다. 하나하나의 그리움과 하나하나의 아픔이 아름다운 잎들을 파랗게 지우면 나뭇가지 사이 텅 빈 하늘이 시리도록 파래 애처로움을 더하니 마지막 잎새에는 떨어져 나간 빈자리만큼의 그리움이 가득 차 있고 떨어져 나간 빈자리만큼의 아픔이 숨겨져 있다.

장작을 태우며 정외숙

장작을 태우며 정외숙 장작을 태우며 정외숙 침묵 속에서 물어본다 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 바람직한 것인지 기도 속에서 물어본다 입에서 나온 말과 행동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무의식 중에 생긴 모든 생채기들 모두 내 탓이었으니 견뎌내고 또 참아야지 비록 보듬어 주면서 일어나는 혼돈일지라도 밤이면 오손도손 그리운 것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니까 시도 때도 없이 매캐한 연기가 피어나더라도 … Read more

절망 미래는 있다 김경림

절망 미래는 있다 김경림 절망 미래는 있다 김경림 .만해 한용운의 시를 읽고 김소월의 시집을 읽으면서 한글이 가슴속에서부터 피어나고 꽃비가 내리고 있다 산다고 해서 다 똑같은 삶은 아니지만 성북도 하늘길에 사는 사람들은 온전히 조국을 위해 살았을 것 같다 애국가 노래가 나면 뭉클하고 태극기 바라보면서 벅찬 가슴에 하늘을 본다 성북동에는 비둘기가 날고 백석은 자야에게 편지를 보냈다지 이상과 … Read more

해당화 임명실

해당화 임명실 해당화 임명실 빠알간 꽃술위에 연민의 정은 피고 두근대는 가슴앓이 해풍은 몰아치니 모른체 바라보는 수평선은 말이 없네 어찌타 맺은 사랑 사랑임은 몰라주나 찬 바람에 견디는 아린가슴 멍이드네 뭇네들 어여쁘다 칭송은 자자하나 멍뚤린 이내가슴 솔바람에 실어보네

꼴불견 은 불쌍하다 의 다른 말이다 이석도

꼴불견 은 불쌍하다 의 다른 말이다 이석도 꼴불견 은 불쌍하다 의 다른 말이다 이석도 꼴불견이 많다. 누렇게 잘 익어 고개 숙인 벼이삭 사이사이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서 있는 푸릇푸릇한 피* 암캐만 보이면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냄새 맡다가 헥헥헥, 제 혼자 흥분하는 수캐 새벽 알려줬다고 칭찬 한 번 했더니 제가 새벽 만드는 양 볏 곤두세운 채 … Read more

무시 심현철

무시 심현철 무시 심현철 상강을 건너니 서리꽃 핀다 이슬로 태어나서 눈꽃으로 죽으련가 보다 엄니 도우러 밭일 나가서 무시를 뽑으니 흥 흥 흥 살 내음 맛있네 아부지 바지게에 얹고 집으로 간다 엄니 손잡고 입에는 무시를 물고서 내일은 아부지랑 텃밭에 큰 구덩이 파서 무시 묻고 무시 방귀 퓨수 푸슈 굴뚝 피워야지 * 무시 : 무우의 경상도 방언

가을 편지 주고 싶은 당신께 안광수

가을 편지 주고 싶은 당신께 안광수 가을 편지 주고 싶은 당신께 안광수 가을이 저만치에서 아장아장 걸어오고 있습니다 부푼 꿈을 걷어내고 따뜻한 심장마저 녹아내리는 가을은 나에게로 다가옵니다 작은 미동조차 없던 나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율동이 서슴없이 다가와 설렘에 잠든 나를 깨우고 당신의 입술같이 붉게 익어가는 우리의 따뜻한 만남 속에 붉은 태양이 용광로처럼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가을이 우리 곁으로 … Read more

멀고도 먼 길 김미송

멀고도 먼 길 김미송 멀고도 먼 길 김미송 겨울 문턱이다 새벽에 첫눈이 내린 길을 밟고 왔다 경기도 양구군 두타연폭포 병풍처럼 둘러 싸인 산자락에 이름 없이 누운 청춘들 사방이 지뢰밭인데 산양은 우릴 보며 안부를 묻는다 아들아 네가 매일 올랐던 그 산을 이십 년이 지나서야 밟는구나 미안하다 면회 한 번을 못 간 통회의 시간 금강산 초입이라 한다 … Read more

내 고향 은행나무 이석도

내 고향 은행나무 이석도 내 고향 은행나무 이석도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 書堂 아이들 글 읽는 소리 듣는 재미에 빠져 제 늙어가는 줄 모르던 몇 아름드리 은행나무 십여 전 꽁꽁 교문 닫아버린 100년 역사 매전초등학교랑 해 떨어지면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길 가로등 하나둘 불을 밝히지만 오가는 사람은커녕 불 밝힌 집 찾기 힘든 마을 내려다보며 속절없는 세상에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