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김밥에 빠지다 김경림

꼬마 김밥에 빠지다 김경림 꼬마 김밥에 빠지다 김경림 태풍이 몰려오는데 배가 고프다 아침에 복숭아로 밥 대신하고 저녁이 되니 전에 먹었던 꼬마 김밥 생각에 사 들고 와 컵에 물을 따라놓고 정신없이 먹네 싫어하는 기름 찌든 냄새도 안 나고 입에 착착 달라붙어 이가 불편한 줄 모르고 먹었다 이렇게 깔끔하고 맛있는 꼬마 김밥이 있어도 지나쳐 가버리고 여름이 지나서야 … Read more

외사랑2 박문희

외사랑2 박문희 외사랑2 박문희 그대 내게로 오시지 않음을 압니다 조심히 오시라고 잘 다녀오시라고 멀리서 되뇝니다 바라보는 사랑 아프지 않냐고 누가 물으면 아파서 좋다고 행복이라고 그대가 제일이라 얘기하렵니다 왜, 사랑인지 이유 알 수 없어도 오도카니 감감한 그대 곁에 마음이 가 바투 서도 나무랄 사람 없으리니 가만히 홀로 그대에게 가닿는 오후 나의 사랑하는 일입니다

물레방아 인생사 이우만

물레방아 인생사 이우만 물레방아 인생사 이우만 파란 하늘길 따라 뭉게구름 두리뭉실 정처 없이 떠가고,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 아옹다옹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 미동의 바람결에도 흔들리는 갈대처럼 바람 같은 인생사… 때론 욕망의 불꽃을 피우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지만, 사랑도 행복도 인생도, 쳇바퀴 돌듯… 그저, 쉬지 않고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사라네.

어떤 기다림 유영서

어떤 기다림 유영서 어떤 기다림 유영서 겨울 오기 전 화분에 꽃 한 송이 심어놓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건 그리운 사람이 보고 싶다는 게야 벙긋하고 꽃 피웠을 때 사랑하는 사람 만나듯 그냥 좋아서 입꼬리가 귀에 걸리거든.

꽃잎이 물든 날에 김지희

꽃잎이 물든 날에 김지희 꽃잎이 물든 날에 김지희 흐드러지게 꽃잎이 가슴 여는 날 꽃나비 되어 바람으로 내려앉더니 내 안에 피우지 못한 꽃 탐스러운 너의 향기에 빠져 그만 넋을 놓아 버렸네 내 안에 향기 봄이 되어 찾아온 그날 꽃향기 속으로 떠나버리고 어느 날부터 엄마의 내음으로 다시 피기 시작했다 언젠가 퇴색한 꽃잎으로 하나둘 떨어질 때 너의 예쁜 … Read more

이른 아침 야생화 김화숙

이른 아침 야생화 김화숙 이른 아침 야생화 김화숙 새벽안개 이슬 되어 꽃잎 위에 또르르 구르면 앙증맞고 소박한 길섶의 야생화 선잠에서 깨어나 환한 미소 짓습니다 발길이 닿지 않는 인적 드문 외로운 길 보아주는 이 아무도 없어도 마알갛게 세수를 마친 야생화는 소슬바람에 묻어나는 향기 살가운 미소로 꽃잎 떨군 사연 애틋한 마음 바람의 숨결로 어루만집니다

운명 같은 사랑 최성춘

운명 같은 사랑 최성춘 운명 같은 사랑 최성춘 참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두 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런 고귀한 사람입니다 서로가 만남을 예견하고 사랑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우리는 운명 같은 인연이었나 봅니다 참 따뜻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온유하고 배려심 깊은 그런 너그러운 사람입니다 부드러운 목소리만 들어도 좋은 그런 사람이 행여 소식을 접고 돌아서서 가지는 … Read more

11월 이야기 김해정

11월 이야기 김해정 11월 이야기 김해정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붉게 흔들리는 꽃, 찬란히 머물다가 시간에 바래지는 햇살과 나뭇잎 빈 마음 텅 빈 들녘으로 물억새의 청렴한 그늘도 두 눈에 맑게 흐르는 눈물이 된다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뭉툭하게 닳아버린 마음 한 귀퉁이에 때론 순하고 맑고 따스하게 위로를 준다 그리움의 정거장에서 가을을 툭툭 털고 겨울을 맞이하는 … Read more

가을밤에 쓰는 연서 정종명

가을밤에 쓰는 연서 정종명 가을밤에 쓰는 연서 정종명 쌀쌀한 냉기가 흐르는 가을밤 칙칙했던 미련을 떠나보내고 설레는 마음에 연서를 쓴다 인연이란 하늘이 내리는 것 잡고 보냄이 뜻대로 되지 않는 운명 따라오고 감을 어쩌리 활기차던 푸르름도 한 해를 못 버티고 바람에 이끌려 제길 떠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도 작별의 손수건을 흔들었다 어둠 짙은 가을밤 잎새를 흔드는 바람이 … Read more

버려진 이별 전연복

버려진 이별 전연복 버려진 이별 전연복 가을이 점점 깊어 가는 길에 아무렇게나 내버려진 이별이여 허리를 굽혀 마지막 인사로 한 잎 두 잎… 떨어진 낙엽을 줍는다 새봄 새잎 피어날 또 다른 사랑을 위하여 먼 길 떠나는 낙엽 찬바람에게 따돌림당하고 빗자루에겐 쓰레기 취급을 당해도 밉다 곱다 말 없는 슬픔이여 설움만은 그 옛 내 이별과 함께 묵은 책갈피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