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집이 나영민

그립다 집이 나영민 그립다 집이 나영민 집으로 가지 못한 울렁증은 시간의 초를 잰다 돌아갈 곳 어둠이 내리면 집이 아니던가 도로마다 자동차 뒤꽁무니가 빨갛게 충혈되고 하루의 고단함이 그리움으로 와락 밀려드는 건 밤 그늘 살포시 덧칠할 때쯤 집이 그립기 때문이다

잡동사니 김해정

잡동사니 김해정 잡동사니 김해정 어지러운 것들이 집안에만 가득 차 있는 줄 알았더니 머릿속에도 복잡한 생각의 뜰이 뚝 하니 버티고 있다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배가 점점 고파진다 다시 채울게 생기는구나 무언가 새롭게 다가가는 건 시간의 잡동사니를 조금씩 없애는 것이다.

문득 그대가 그립다 조민석

문득 그대가 그립다 조민석 문득 그대가 그립다 조민석 길을 가다가 그대가 문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파란 하늘이 반짝이는 별처럼 아름다울 때 그대가 문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텅 빈 카페에서 향 진한 거피처럼 그대 향기가 그리울 때 있습니다 밥을 먹다가 그대가 문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입술 언저리에 얼룩진 그대 모습 그대가 문득 그리울 때 있습니다 잠을 … Read more

낙 엽 안귀숙

낙 엽 안귀숙 낙 엽 안귀숙 절규하듯 하나 둘 쓰러지는 저 가엾은 작은 상처들 그리워도 더 이상 부르지도 못하고 처절하게 퇴색되어 버린 잎새들 그 안에 녹아있는 수많은 사연들 할 일을 다하고 쉼을 가지려는지 새봄에 새잎들이 돋아나 누군가에겐 희망이 되고 여름내 온갖 모든 시름들을 다 받아내야 했던 그 고통 이제는 지쳐 쓰러지려 하는 그 모습이 애처로이 … Read more

잎새의 사랑 김미경

잎새의 사랑 김미경 잎새의 사랑 김미경 오색찬란한 에너지 바라만 보아도 숨결이 온다 나뭇잎은 마르고 앉아만 있어도 바람이 온다 따스한 사랑이 향기도 없이 내려오고 홍엽을 밟으면서 병든 세포도 바스러질 것이다 곱게 물든 잎새가 저리 고울까 그대와 따뜻한 햇살에 가을 한 잔이 행복입니다.

겨울 뒤에 숨은 가을 이진섭

겨울 뒤에 숨은 가을 이진섭 겨울 뒤에 숨은 가을 이진섭 구름도 떠나가 버린 이슬비 젖은 아침에 안녕이란 귀엣말을 건넬 수 있다면 그것은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표였다. 미련 없는 나뭇잎 하나쯤 대답 없이 사라지는 가을속에 묻고 짧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 다시금 아련해지던 겨울이 찾아와도, 모질게 괴롭히는 상념마저 뇌리를 스치며 날아가야 눈부신 햇살을 마주할 수 있듯 볼살에 … Read more

길 위에서 윤석진

길 위에서 윤석진 길 위에서 윤석진 길이라고 다 가려 하지 마라 길이라서 길 아닌 길도 있고 길이라서 험한 길도 있다 길이라고 길 따라가다 보니 바로 가는 길도 있고 길이라서 갈 수 없는 길도 있다 길이라고 포기하고 싶을 때 지금 가지 못하는 길 길이라서 아쉬워 말고 내일 걸을 수 있는 길 억지로 가지 마라 길 걸을 … Read more

아침 바다 김해정

아침 바다 김해정 아침 바다 김해정 몽롱한 기분 하얀 달이 놀러 간 뒤에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햇살의 입맞춤은 새로 태어나는 여명의 빛 파장 만장한 너울에 영혼을 싣고 또다시 너와 부드럽게 만났다 물결과 물결이 포개어지며 갈매기 날갯짓이 반짝인다 우리들 가난한 마음에 바다가 펼친 푸른 음반의 소리 밤새 꿈꾼 젖은 마음 말리는 중이다.

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찬서리에 앉은 기억 이진섭 꽃을 꺾어달라 하기에 가을 잎새를 주워왔고, 별을 떼어달라 하기에 주머니 속 종이 별을 꺼내주었다. 어여쁜 꽃 꺾을 수없어 뒹구는 계절의 허전함을 담았고, 너무나도 높은 저 하늘바라기에 손수 만든 별을 접었다. 나의 꽃을 받아준 그대 나의 별이 되어준 그대 깊어 만 가는 밤의 이유를 더 이상 그 무엇도 … Read more

가을에 떠난 여인 안광수

가을에 떠난 여인 안광수 가을에 떠난 여인 안광수 곱고 화려한 옷깃에 수놓았던 그 여인 코스모스 길 따라 늘어진 가로수 길 마음을 뿌려놓은 잎새를 밟으며 아름다운 채광의 빛을 가슴에 안고 홀로 길을 나선다 형형색색 자신을 감추지 못하고 쓸쓸히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 따라가는 여인의 외로움은 빛바랜 추억의 짐을 감춰놓은 채 가을의 그리움을 안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