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길 주선옥

단풍나무 길 주선옥 단풍나무 길 주선옥 저 앞에 뽀얀 길 모퉁이를 돌아가면 너의 푸른 마음을 만날까? 날마다 붉어지는 저 몸치의 떨림을 보며 구축되었던 심장이 다시 뛴다. 한걸음씩 뒷걸음치는 그대의 낯선 청춘이 흔들리고 선명하게 각인되며 어느 맘 때이던가 머뭇거리며 동동 구르던 그 생애의 한순간이 저렇게 황홀한 절정으로 하얗게 질려 파들거리는 극한 오르가슴의 순간 우리는 무엇을 향해 … Read more

안부 김순이

안부 김순이 안부 김순이 잘 지내지? 별일 없지? 아프지 마 이렇게 서로를 챙겨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복인지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기쁨을 나눌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맥없이 힘들어지는 날 말도 잃어버리고 웃음조차 멀리하고 싶어지는 날 영혼 없는 사람처럼 멍해지는 날 밥은 먹었는지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지 서로 안부가 되어주는 … Read more

오해 김지희

오해 김지희 오해 김지희 진실은 밝혀질까 입으로 지은 구업 여럿이 오고가는 수 많은 마음 표현 글말의 가지 가지끝 넝쿨처럼 뻗는다 한 사람 칭칭 감고 동여맨 아픈 마음 버선목 뒤집듯이 뒤집어 볼 수 없네 찢어진 마음의 상처 씻을 수가 없어라

단풍으로 오겠네 이용식

단풍으로 오겠네 이용식 단풍으로 오겠네 이용식 이슬에 목축인 그리움에도 울퉁불퉁 노크 소리 들겠네 허기진 들새 소리 선뜻 나선 가을걷이 숨소리 안부로 물어본 발걸음 소리 주문을 외운 표정 피어나걸랑 프레임 속 근심도 활짝 웃을 말도 울림으로 떨려온 처음의 표현법에 숲의 색깔 빌려온 한들거림이 없다던 기억 떨림 주름 잡혔나 귀뚜라미 노랫말 멀어지면 그 가을빛에 머물 화사할 눈웃음 … Read more

빈손으로 김경철

빈손으로 김경철 빈손으로 김경철 세상을 사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성공하여 세상을 호령하며 사는 잘난 사람도 있고 실패하여 세상을 원망하며 사는 못난 사람도 있지만 누가 누굴 호령하고 누가 누굴 원망할까 세상사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가듯 빈손으로 세상에 왔다가 빈손으로 세상을 떠나는데

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살짝 깨물어 볼까 자리 펴고 누워 뒹굴어볼까 황금빛 물든 부채꼴 은행이 탐스럽게 익어버렸다. 신호만 가는 다이얼의 가을 잎 향한 안부의 전화벨이 스산한 바람 타고 멀리 날아가 사라져도, 기다림에 지친 하늘에 쌓이고 쌓인 나이테 두고 잊어야 할 또 하나의 추억을 깊어진 품 안에 묻어야만 했었지.

가을과 시인 석운영

가을과 시인 석운영 가을과 시인 석운영 가을이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에 난 시어가 된다 가을이 울긋불긋 써놓은 시구에 내 눈과 가슴은 시어가 되고 맑은 햇빛과 새 울음소리 내 감성은 시가 된다 가을엔 모두가 시를 쓰지않아도 그냥 시인이 된다

아침 바다 김해정

아침 바다 김해정 아침 바다 김해정 몽롱한 기분 하얀 달이 놀러 간 뒤에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햇살의 입맞춤은 새로 태어나는 여명의 빛 파장 만장한 너울에 영혼을 싣고 또다시 너와 부드럽게 만났다 물결과 물결이 포개어지며 갈매기 날갯짓이 반짝인다 우리들 가난한 마음에 바다가 펼친 푸른 음반의 소리 밤새 꿈꾼 젖은 마음 말리는 중이다.

11월 그 거리에 서서 주선옥

11월 그 거리에 서서 주선옥 11월 그 거리에 서서 주선옥 저 초목을 보면 삼척동자도 투명한 유리알 같은 진실을 알 수 있다.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어 버린다고 거짓이 참되고 참이 거짓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는 참다운 진리에 도달 할 것이다. 우리네 한 걸음씩 살아가는 일도 그러함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가든 누구나 … Read more

가을에 떠난 여인 안광수

가을에 떠난 여인 안광수 가을에 떠난 여인 안광수 곱고 화려한 옷깃에 수놓았던 그 여인 코스모스 길 따라 늘어진 가로수 길 마음을 뿌려놓은 잎새를 밟으며 아름다운 채광의 빛을 가슴에 안고 홀로 길을 나선다 형형색색 자신을 감추지 못하고 쓸쓸히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 따라가는 여인의 외로움은 빛바랜 추억의 짐을 감춰놓은 채 가을의 그리움을 안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