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눈꽃도 이동구

나도 눈꽃도 이동구 나도 눈꽃도 이동구 처마 끝 흰 눈이 녹을 것을 안다 저 산의 눈꽃들도 질 것을 안다 세상 다 품어도 눈부신 꽃이어도 눈물 보이다가 이내 가버릴 것을 동백을 감싼 하얀 목도리가 고이 녹아내릴 때 불어오는 봄 거기 섰노라 금세 사라질 꽃 잃을까 싶어 한없이 그 눈물 보노라.

남녘에서 온 봄 편지 유영서

남녘에서 온 봄 편지 유영서 남녘에서 온 봄 편지 유영서 남녘 끝 어디쯤에서일까 선명하게 붉은 낙관이 찍힌 편지가 내게로 왔다 너무 고와서 고이 열어보니 흥건히 젖은 핏자국 산통을 겪으며 홍매화가 선 분홍빛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장독대 사랑 안광수

장독대 사랑 안광수 장독대 사랑 안광수 어머니의 숨은 비결 세월의 인내에 익어가는 감미로운 맛의 세계 함박눈 자신을 감추고 꽃이 피고 지는 따뜻한 온기 느낄 때 어머니의 장독대 아름다운 꽃으로 탄생할 때 그대의 맛으로 승부하듯 사랑받는 아름다운 장인의 손맛이 태어난다 정성과 사랑으로 함께했던 장독대 사랑으로 꽃이 핀다.

남은 산책 이동구

남은 산책 이동구 남은 산책 이동구 걸음 위에 웃음을 달아본다 아직 저기엔 설렘이 꿈틀거려 천천히 가자 밤 마중 앞에서 걸어도 걸어도 너는 그대론데 걸음에 부딪히는 시린 바람이 발목을 잡을까 헛기침하고 멈출 수 없이 쉼 없는 숨소리 흐느적거리는 흰머리가 구리다 처음 만났을 때 울었었던가 그 큰 울음 소릴 이젠 내어 볼까 잘 보여서 더 보고 싶다 … Read more

이웃사촌 김해정

이웃사촌 김해정 이웃사촌 김해정 소리가 넘나들고 마음이 오가고 음식이 전해지고 웃음이 피어나고 곁에만 있어도 향기가 되고, 위로가 되는 이편저편 속닥임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아름다운 통로 친숙한 말로 인사를 건네며 함께 나누고 기대는 우리라는 사이.

사랑에도 눈이 있다 정외숙

사랑에도 눈이 있다 정외숙 사랑에도 눈이 있다 정외숙 사랑에도 눈이 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을 찾아내는 눈이 있다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사랑 찾아 걷는 사람 노력하는 사람에게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

자위 이석도

자위 이석도 자위 이석도 벌써 70줄에 든다고 세월을 탓하지 말자 이곳저곳 온몸 삐걱거린다고 서러워하지 말자 늙지 않고 아무 아픔도 없이 진주 품은 조개 있던가?

겨울 들녘을 거닐며 유영서

겨울 들녘을 거닐며 유영서 겨울 들녘을 거닐며 유영서 무채색의 겨울이 외로울까 봐 하늘에서 함박눈이 하얗게 내렸습니다 하늘과 땅의 거리 세상이 온통 하얗고 환해서 여간 좋습니다 이런 바람으로 소망으로 새해에는 가슴과 가슴 사이 문 활짝 열어두고 싶습니다 하얀 눈 녹으면 온 세상이 우리들 마음이 눈 부신 햇살과 함께 온통 푸른빛으로 물결치면 참 좋겠습니다.

가난한 겨울 최수경

가난한 겨울 최수경 가난한 겨울 최수경 눈이 내리는 언덕길 새끼줄 꿰어 들고 온 연탄 한 장은 누구도 보듬어 주지 않던 춥고 가난한 내 겨울의 전부였다

붕어빵 이형곤

붕어빵 이형곤 붕어빵 이형곤 찬바람 드나드는 횡단보도 귀퉁이 좁은 천막 안에는 오늘 아침에도 낚시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무릇 붕어 낚시는 물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리라 파랗게 내뿜는 가스 불 위를 천천히 선회하며 뒤척이는 공전과 자전 이미 경직된 몸뚱이엔 파닥거림이 없다 아가미로 배어 나온 검붉은 앙금은 허기진 삶의 멍울인가 삼켜버린 절망인가 살아생전 감지 못한 두 눈을 아직도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