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 안녕하십니까 나영민

그 마음 안녕하십니까 나영민 그 마음 안녕하십니까 나영민 봄 햇살 좋은 어느 날 당신께 안부 전합니다 작별의 눈물이 마르기 전 날 정녕 잊지는 않았겠죠 되돌아온다는 약속은 없었지만 떠나는 뒷모습에 기약했지요 변치 않은 마음 옛사랑의 그림자는 빈자리에 그리움을 심었습니다 눈가에 맺힌 애틋한 눈물 한줄기 빈자리에 닿아 꽃 필 어느 날 불어오는 훈풍에 활짝 펼치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 Read more

그저 임수현

그저 임수현 그저 임수현 노루귀만큼 길어진 해가 모과나무 그림자 길게 눕히고 눈이 부시게 펼쳤던 봄 햇살은 흐르는 시간에 떠나보냅니다. 단풍나무 아래 통나무 의자에 잠시 머물다가는 바람 처럼 그대가 날 기억한다 해도 그대 사라지면 모두 사라질 것이고 내 기억 속에 그대 깊이 새겨 넣는다고 해도 나 사라지는 날엔 그대도 없을 것입니다 나는 오늘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너에게로 김경철

너에게로 김경철 너에게로 김경철 땅에서 떨어진 발이 구름 위에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본 적도 꾼 적도 없는 구름 위의 세상 지금 날고 있다 새처럼 하늘 위를 구속도 없이 마음껏 날고 있다 기다려 조금만 더 기다려 지금 너에게로 날아가니깐

사랑의 잠 심현철

사랑의 잠 심현철 사랑의 잠 심현철 밤에 피는 꽃은 섹시하였으면 좋겠다 예쁘기도 하고 밤에 나는 벌은 섹시하였으면 좋겠다 잘생기기도 하고 그래야 궁합이 맞지요 처음은 봄처럼 옅게 그다음은 여름은 좀 더 깊게 가을에는 넓고도 깊게 사랑하자 그리고는 겨울에는 잠만 자자 우리는 사랑한다고 고생했으니까 손만 잡고서 처음에 만나게 해 준 그 바람이 깨울 때까지 그래야 궁합이 맞지요.

봄이 오고 있다 손병규

봄이 오고 있다 손병규 봄이 오고 있다 손병규 바람의 손길에 흘러가는 돛배 같던 청춘의 잔상 깊게 드리우고 미약한 삶 아등바등하던 빛바랜 젊음을 품던 세월은 고개를 주억거릴 나이가 되었네 봄인가 싶다가 삭풍이 몰아치고 끓어오르고 식어가길 수 없이 반복하더니 무딘 세월의 굳은살로 남아있다 멈춰버린 시계처럼 갈 길을 잃고 헤매던 장년의 시간 속 서러움에 고개 떨군 적이 몇 … Read more

회상 박기준

회상 박기준 회상 박기준 아침 창가에 우수 어린 바람이 살며시 불어올 때면 무디어진 감각 들추어내는 자괴감이 압박 해 온다 왜 사는거야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대답하지 못하고 무게만 실린 어둠의 짓눌림 속으로 채찍질하며 하루를 마감할 때 지난 날 꼬이기만 했던 회한 보다 더 심한 고통이 괴롭혀 오면 창 열린 공허로 운 밤 하늘에 담배 연기만 … Read more

3월에는 최은주

3월에는 최은주 3월에는 최은주 사랑이 식어갈 때쯤 다시 타오를 수 있게 보여주는 게 봄이랍니다 간간이 찾아오는 단맛 달게 느껴지는 것이 진리라면 봄은 그 달달함이 사랑이랍니다 그 많은 소설과 시 속에 살아있는 사랑들이 그냥 쉽게 거부할 수 있었다면 절절한 사랑이 생겼을까요 꽃 피는 봄 3월 쑥쑥 자라나는 새순처럼 방울방울 매달린 꽃봉오리가 목젖 훤히 들어내놓고 깔깔대듯 나만큼이나 … Read more

둘만의 노래 여덕주

둘만의 노래 여덕주 둘만의 노래 여덕주 꿈결은 봄을 부르고 봄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겨우네 갇혔던 입술 입술들 꽃 머리 풀어 수근 거리는 수 처녀 가슴 어느새 봄이 졸고 아기 꽃이 수줍다 짙은 화장 물들 리고 애련하게 부르는 둘만의 노래 불러볼까 살 오른 기다림 벙어리 냉가슴 태우던 깊게 담긴 초상 내일을 향한 새싹들의 잔치 능수버들 머릿결 풀어 … Read more

난로 손병규

난로 손병규 난로 손병규 찬바람이 몰아치는 날은 기억 저편에 숨 쉬고 있는 따뜻한 그대가 그립습니다 그리움이 그리움을 손잡고 내 사랑이 머물러 있는 곳 그러나 가까이는 가지 않겠습니다 한발 물러서면 금세 그대 마음 떠나가고 적당한 틈에서 웃음꽃 피우렵니다 한두 뼘의 사이에서 지켜가는 사랑 몸도 마음도 그대 곁에 머물러 봅니다 가까이 갈수록 아픔이 늘고 멀어질수록 냉랭해지는 난로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