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다 나동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다 나동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다 나동수 바람이 나무를 흔들면 몸통과 가지만 흔들려 보이지만 나무는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나무는 바람의 언어를 알기에 꽃잎을 날리면서도 뿌리를 굳건히 하고 끊임없이 생명수로 싹을 틔운다. 바람이 바위를 흔들면 바위는 끄떡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속으로 흔들리고 있다. 바위는 바람에 묻어오는 세월의 무게를 알기에 오랜 세월 … Read more

어느새 김경철

어느새 김경철 어느새 김경철 파릇파릇했던 청춘이 지난날을 뒤로하고 상념에 빠져서 모르는지 살랑거리는 바람에 나부끼기 시작한 검은 머리 하나씩 피던 새치 식식대며 뽑아보지만 세월에 양보한 걸까 윤기 있던 검은 밭은 어느새 하얀 밭으로 변한다 잡지 못할 세월을 수 없이 탓하며 잡으려고 잡으려고 몹쓸 몸뚱이를 움직이지만 변한 모습을 보며 슬픔을 모르던 눈물샘에 어느새 맺힌 눈물 글썽이며 마르지 … Read more

불쌍한 사람 조진희

불쌍한 사람 조진희 불쌍한 사람 조진희 어찌하다 나에게 오셨소 내 이리 가슴이 작은 것을 바다 같은 품을 내어주며 아픈 내 손을 덥석 잡아준 사람 그런데 말아요 손만 아픈 것이 아닌 마음이 병 들어 있으니 여직껏 당신 속만 썩이질 않소 언제 철이 들려는지 나도 모르겠소 당신은 모든 것을 다 주었는데 나는 아직도 방황을 하오 어쩌면 좋소 … Read more

힘이 되는 당신 김순태

힘이 되는 당신 김순태 힘이 되는 당신 김순태 새카맣게 마른 체구 땀 따라 나이테 그린 시골냄새 가득 밴 반들반들 까만 눈동자가 책상머리에 앉았습니다 물려받은 파스락한 종이 창문 틈으로 기어 들어온 바람에 들썩이고 참새 떼창이 요란하지만 딱딱한 훈시로 금세 조용하다 못해 근엄했습니다 콩나물시루도 아닌데 빼곡히 채운 너나들이 반으로 선 그은 곳에 꾸안꾸 모습 마음은 저 푸르른 … Read more

추억의 향기 전해정

추억의 향기 전해정 추억의 향기 전해정 상큼한 아카시아 꽃향기 오월의 대지에 흩뿌려 지면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의 언덕에 마음 한자락 내려 놓는다 주홍빛 노을이 붉게 물들고 고운 별빛이 수를 놓으면 어디선가 들려오던 뻐꾹새 소리 텅빈 가슴한쪽을 채워 주었지 산그늘 드리워진 나무아래 짙게 휘날리던 그대의 향기 아카시아 꽃내음에 도취되듯 황홀한 꿈을꾸던 그때가 그립다 아카시아 꽃내음 코끝을 적시면 … Read more

고운 말 예쁜 시 배월선

고운 말 예쁜 시 배월선 고운 말 예쁜 시 배월선 고운 말만 골라서 쓰여진 참하고 예쁜 시를 읽으면 좋은 사람이 속삭이다. 금방 떠난 것처럼 즐거운 볕이 든다. 꽃과 나무를 보고 나면 온순해지고 싱긋해지고 편안해지고 다시 푸르러지고 다시 환해지고 천천히 꽃피우는 것처럼 천천히 자라나는 것처럼 오늘 사용한 언어가 한마디 더 성숙한다. 날마다 주고받는 말에도 고운 입술 … Read more

청정 계곡 김미경

청정 계곡 김미경 청정 계곡 김미경 청정계곡 맑은 물을 줍고 발등에 돌멩이 올려 자박자박 걸어 본다 넓은 들녘 물에게 내어주고 바위도 돌멩이도 계곡 사랑꾼이다 얼굴에 수분 채워진 돌멩이 밟아 아파할까 봐 발등에 손등에 올렸다 백담계곡 굽이굽이 흘러 감도는 지기에 물안개 곱디 피어올랐다 계곡 중간 바위에 자리 잡고 앉았다 청정계곡 흐르는 물 에너지 전기보다 강한 전류가 … Read more

너와 나의 별이 되자 박명숙

너와 나의 별이 되자 박명숙 너와 나의 별이 되자 박명숙 애써 잊으려 하지 말자 잊으려고 할수록 더 또렷해지는 기억 그리움만 늘어갈 테니 피었다 지는 꽃처럼 그리움도 피고 지도록 그냥 기억 속에 놔두자 아파하지 말자 내가 그대 안에 있고 네가 내 안에 있으니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 너와 나의 행복을 빌어주는 따뜻한 가슴으로 살자 아름다운 인연이 … Read more

장미 양영순

장미 양영순 장미 양영순 열정으로 핀 꽃 아름답게 주렁주렁 붉은 꽃 향기가 가슴에 묻힌다. 어여쁘다고 뽑내며 하늘을 찌르는 함성 아름다운 자태 욕망은 순간 가시로 변한다 그리움도 애닯은 향수도 영롱한 사랑으로 마음의 꽃이 피어난다 소슬 바람에 꽃 향기가 내 곁에 다가와 속삭인다 사랑해 너를

소나무처럼 박서영

소나무처럼 박서영 소나무처럼 박서영 흙 내음 맡으며 자박자박 걷는 언덕길 푸릇하게 돋아나는 새순들 거친 숨소리에 꽃망울 터트리듯 여기저기 봄이 움트고 빈 가지 푸르게 덧칠해지면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의 요람이 될 숲 거기엔 내 얘기 들어주는 네가 있어 노래하는 산새들처럼 즐겁기만 해 사랑으로 물들어가듯 푸른 잎 붉게 익어가고 다시 흰 눈이 쌓여도 넌 그 자리에서 기다려 줄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