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가리 된 마음 나영민

쪼가리 된 마음 나영민 쪼가리 된 마음 나영민 사랑은 이처럼 아름다울까 꽃밭에 앉아 꽃송이에 대한 마음만큼 아름다운 세상 이 순간 영원이란 말을 남기고 싶었지만 우린 때 되면 이별을 아쉬움을 담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수긍해야만 한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의미에 과연 영원이란 무엇일까 마음만은 변치 말자 언약하지만 나약하기 짝이 없는 쪼가리 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아닌가 … Read more

삐에로를 닮았다 서미영

삐에로를 닮았다 서미영 삐에로를 닮았다 서미영 나는 오늘 바람이 되기로 했다 뭐 별도 될 수 있지만 너를 만나더래도 너의 뒤에서 살짝 기대었다 돌아올 수 있게 바람이면 좋겠다 너의 술잔에 내려앉아 시름에 찌든 너의 가슴을 보듬어보고 너의 어깨 위에 두 팔을 두르고 꿈을 꾸듯 너의 연인이 되어 춤도 추어 보련다 네가 나를 볼 수 없으니 참아온 … Read more

그리운 강산 조동선

그리운 강산 조동선 그리운 강산 조동선 뒷동산 연분홍 진달래 피고 산새들 노래하면 가슴띠며 아련하게 떠오르는 유년의 향기 보고 싶은 얼굴 강물을 타고 만날 수 없어도 그리움에 찾아가는 마음의 고향길 송아지 뛰어놀던 강가 호수길 소담스러운 참나무에 앉아 물새 되어 동심으로 날아본다 강산에 함께 하던 꽃잎들 어느 곳에서 인생을 그리는지 추억의 꽃동산 아늘거린다.

세월 한참 느린 손목시계 김기철

세월 한참 느린 손목시계 김기철 세월 한참 느린 손목시계 김기철 나의 시는 오페라 아니다, 대중가요 같은 거다. 뭐 하나 숨기지 않았다 “ 뭐 하나 꾸미지 않은 날것 그자체다 “, 그래서 참 쉽다 나의 시는 디지털 시계 아니다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손목시계다 할아버지가 차다 주신 손목시계 제자리 떠나지 못하는, 잔기침 하듯 무시로 쿨럭대는 세월 한참 느린 … Read more

일상에서 자주 틀리는 오탈자

일상에서 자주 틀리는 오탈자 일상에서 자주 틀리는 오탈자 안되 > 안돼 아니예요 > 아니에요 첫번째 > 첫 번째 뵈요 > 봬요 여러가지 > 여러 가지 왠만하면 > 웬만하면 한번더 > 한 번 더 오랫만에 > 오랜만에 몇일 > 며칠 들어나다 > 드러나다 어떻해 > 어떡해 어느날 > 어느 날 되요 > 돼요 왠일 > 웬일 … Read more

동행 김숙희

동행 김숙희 동행 김숙희 서녘하늘 붉은 노을아래 덜커어엉 덜커어엉 늙은 농부의 리어카가 쉰소리를 빚어 내며 걸어 옵니다 짚소쿠리 마대자루 호미 괭이 가을걷이 했던 연장들 나란히 싣고 노을색따라 만추의 완만한 행진을 합니다. 밀짚모자 고된 하루를 눌러쓰고 저린 팔다리 들꽃의 향기로 대신합니다. 저만치 뒤에서 늙은 아내가 무겁게 걸어옵니다 아내의 고단한 하루가 못내 저민 늙은 남편 리어카를 세우고 … Read more

사랑이 바람처럼 김경철

사랑이 바람처럼 김경철 사랑이 바람처럼 김경철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바람처럼 훅하고 지나고 나니 재미도 없고 흥미마저 잃어버린 채 오늘을 살아간다 한 귀퉁이를 차지했던 추억은 차츰차츰 자리를 잃어버리고 지우개로 기억의 강을 지운다 혼자가 좋다며 겉으로는 늘 말을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고 사흘이 되던 날 스치듯이 사랑이 왔으면 좋으련만 조용히 묻혀 살다가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연민의 … Read more

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머물다간 중에서 지훈태 숲은 바람에 길을 내어주고 어둠은 초침을 달구며 아침에 다가설 즈음 호수의 등을 두드리고 나르는 철새의 날갯짓에 한 계절이 툭 고개를 떨구며 가고 있다 눈물을 흘릴수록 아름다운 꽃으로 피는 촛불처럼 머물다간 중에서 태워내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하늘은 푸르디푸르고 작금(昨今)은 어우러져 흐르는데 무엇을 남겨야 하며 무엇을 보내야만 하는가

바람 백형심

바람 백형심 바람 백형심 바람이 분다 한동안 잠잠하던 바람이 한바탕 흔들어놓고 지나간다 쉬이 잦아들지 않을 것 같은 바람 무엇으로 잠재울 수 있으려나 자꾸만 속살거린 바람은 인생은 부질없는 거라고 맥없이 놓아버린 낙엽처럼 한생 뒹굴다 가는 게 삶이라고 바람은 살며시 일러준다 모두들 모진 비바람 맞아가며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바람 앞에 넘어지고 부러져 생채기도 나며 그렇게 그렇게 오뚝이처럼 … Read more

꽃이 나를 부른다 김수용

꽃이 나를 부른다 김수용 꽃이 나를 부른다 김수용 꽃이 나를 부른다 아카시아 꽃이 나를 부른다 꽃잎이 떨어지니 바람을 멈춰달라고 꽃향기가 나를 부른다 아카시아꽃 향기가 나를 부른다 꽃잎이 떨어지니 향기가 사라진다고 이내 뛰어가 보지만 텅 빈자리엔 미련만 덩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