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여인 김순태

에리카 여인 김순태 에리카 여인 김순태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 항상 자신에게 엄격했고 한치의 부끄럼 없는 삶을 누리려고 무단히 노력하며 모습을 가지런히 정갈하게 다듬었다 자존감이 강해 나만의 방어선으로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기 전 다가가지 않았고 도도해서 언제나 고독이 따랐고 자신을 사랑함에 소홀했다 겉모습은 수줍은 듯 또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유연해 사교가처럼 보이지만 나만의 테두리 안에서 늘 혼자였다 옹기종기 … Read more

내 앞에 멈춘 것들을 사랑하자

내 앞에 멈춘 것들을 사랑하자 내 앞에 멈춘 것들을 사랑하자 싫다고 떠나는 것, 멀리 있는 것을 애써 잡으려 하지 말자. 스쳐 지나간 그리운 것에 목숨 걸지도 말자. 그것이 일이든 사랑이든, 욕망이든, 물질이든 흐르는 시간속에 묻어두자. 지금 내 앞에 멈춘 것들을 죽도록 사랑하며 살자. 오랜 시간이 흘러 나를 찾았을 때 그때도 그들이 못 견디게 그리우면 그때 … Read more

구절초 조은영

구절초 조은영 구절초 조은영 일 년 만에 만나도 변함이 없구나 친구란 그런 것 잠시 쉬어가라 옆자리 내어 주며 행복한 웃음 활짝 활짝 새들의 이야기는 늘 다정하고 햇살이 따사롭다며 하늘을 손짓하는 멋진 나의 친구 아무런 말이 없어도 좋구나 바라만 봐도 좋구나 친구란 그런 것 내 모습 너를 닮아가 하애져도 내 마음 너를 닮아가 변함이 없단다

산하엽꽃 차성기

산하엽꽃 차성기 산하엽꽃 차성기 꽃은 자신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알지 못하고 옆에 예쁜 꽃만 보고 부러워 하기만 한다. 붉고 노랗고 하지 않아도 나는 그저 그대가 너무 좋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향이 짙고 화려한 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누가 뭐래도 아무리 쳐다봐도 그대는 천생 꽃이다. 장미 동백꽃이 붉고 개나리 … Read more

친구

친구 친구 친구라고 좋을 때만 있는 게 아니다 날 서운하게 하는 날도 있고 날 아프게도 하는 날도 있고 내가 외로울 때 날 내버려 두는 날도 허다하다 나 또한 너의 편에만 서는 것도 아니어서 너를 서운하게 하는 날도 있고 아프게도 하는 날도 있으며 네가 외로운 날 허허벌판에 내놓듯 너를 내버려 두는 날도 허다하다 그래도 힘이 들 … Read more

대화가 필요해 김경림

대화가 필요해 김경림 대화가 필요해 김경림 하루에 한 번씩 목소리를 내자 노래를 흥얼거리고 책과도 대화하고 목소리 내어 말을 하면 진심이 더 잘 전달될 거야 이러다 입이 붙어 버릴지 몰라 물을 마시고 크게 소리를 질러봐 울림이 깊어져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노래가 될 거야 온종일 침묵하면 우울해져 생기 있게 살고 싶어 땀 냄새에 젖어 고생하는 거 실망하지 마! … Read more

꼬마 아가씨와 배롱나무 차성기

꼬마 아가씨와 배롱나무 차성기 꼬마 아가씨와 배롱나무 차성기 시골 어느 집 마당 한쪽에 배롱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배롱나무 붉은 꽃 필 때 키 작은 꼬마 아가씨 키 작은 배롱나무 보며 웃고 붉은 꽃 피운 배롱나무 볼 붉은 꼬마 아가씨 보며 웃고 저리 웃다 꽃 지면 어떡하나 저리 붉다 꽃 지면 어떡하나 쓸쓸해지다 꼬마 아가씨도 … Read more

방류 이태기

방류 이태기 방류 이태기 이제 빗장을 엽니다 1급수의 순결함 비명으로 쏟아질지 모르지만 더 이상 보듬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장마는 너무 길었고 팔을 너무 크게 벌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곳 저곳 밀려드는 사설들 청탁(淸濁) 간에 다 품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계를 위협하는 압력 가슴의 붕괴는 피해야겠습니다 보세요 저 달겨드는 탁류 할 말 있다고 몰려드는 문장들 욕설처럼 쏟아지는 폐수와 부유물들 … Read more

이런 사랑

이런 사랑 이런 사랑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나 이 세상 하나뿐인 다정한 엄마도 가끔 멀리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당신은 아직 한번도 싫은 적이 없어요.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리는 벨트나 예쁜 색깔의 매니큐어까지도 몇번 쓰고 나면 바꾸고 싶지만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은 아직 한 번도 변한 적 없어요. 새로 산 드레스도 새로 나온 초콜릿도 며칠 지나면 … Read more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그 선생님의 말씀 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공부는 머리 좋은 녀석이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가 무거운 녀석이 하는 거다. 끈질기고 집요하게 공부하는 녀석이 결국 이긴다.” 1학년 때 들었던 이 말씀은 그 당시 갖고 있는 것이라고는 악착같은 노력과 오기뿐이었던 나에게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머리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