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깨자 안귀숙

꿈을 깨자 안귀숙 꿈을 깨자 안귀숙 사람은 자면서 꿈을 꾼다 꿈을 깨기 전에는 꿈속 세상이 현실이 되지만 꿈을 깨면 비로소 꿈이었음을 알게 된다 허망함을 느낀다… 이 세상도 한갓 꿈이라 한다 꿈을 깬 사람들은 이 세상이 꿈인 줄 알지만 아직도 꿈을 깨지 못한 사람은 이 세상이 현실이 된다 현실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꿈을 깨면 실감한다 꿈을 깨자! … Read more

늦여름의 잔해 나영민

늦여름의 잔해 나영민 늦여름의 잔해 나영민 미적미적 돌리려는 발길이 어쩜 저리도 힘이들까 낮 더위는 머리 위를 내리쬐는 태양열에 점점 혼미해 든다 빨갛게 물들어진 고추를 따고 펑펑하게 살을 찌운 호박을 거둔다 쉼 없이 생명력을 과시하듯 줄줄이 뻗어나가는 고구마 줄기 한 올 한 올 따다가 김치라도 담그라치면 허리야 어깨야 다리야 엄살쟁이 굳이 왜 그걸 먹어야 하냐는 딸아이의 … Read more

빈 화분 이옥란

빈 화분 이옥란 빈 화분 이옥란 무언가 피어있지 않을 뿐인데 자꾸 빈 화분 이라고 한다 흙의 생각은 중요치 않은 거다 잠든 적 없이 열정을 배우고 목마른 인생도 침묵하고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걸 믿지 못하는 거다 오랜 시간 어떻게 살 작정인지 상상하고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다는 걸

종착역 김수용

종착역 김수용 종착역 김수용 추적추적 가을비 내리는 종착역에 바람이 분다 적막감이 흐르는 대합실 낡은 의자에는 세월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녹슬은 철길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 따라 시나브로 떠나버린 시절들 어느덧 초로의 몸이 되어 이 자리에 서니 비에 젖은 갈잎마저 서걱서걱 흐느껴 울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종착역을 향한 삶의 무거운 발걸음, 싸한 갈바람이 불고 있는 쓸쓸한 종착역에 … Read more

소시민의 여정 이찬원

소시민의 여정 이찬원 소시민의 여정 이찬원 개보다도 못한 위선자와 가면에게 일상도 팽개치며 집단적인 행태의 광기인가 개보다도 못한 국개들이 선량한 궁민들을 위해서 진정으로 일하는 봉사자인가 개보다도 못한 양심도 없는 위선자에게 정신 팔고 헤메는 좌우의 맹신들이여 위선과 가면으로 포장된 정치판에서 민주와 정의로운 공정을 부르짖고 사는가 어렵고 힘든 민초들의 고통을 인간애로 배려하는 삶이 소시민으로 가치의 여정이네

알쏭달쏭 우리말

알쏭달쏭 우리말 알쏭달쏭 우리말 “ 힘듬과 힘듦 어떤 것이 맞는 말? “, 1. 그의 얼굴에서 힘듦이 느껴졌다. 2. 그의 얼굴에서 힘듬이 느껴졌다. 정답 : 그의 얼굴에서 힘듦이 느껴졌다. “ 힘들다의 명사형을 나타내는 단어는 힘듦입니다. “

집 이옥란

집 이옥란 집 이옥란 집에 있어도 집으로 가고 싶다 어디에 있는 집인지 불 꺼져 있어도 기다리는 이 없어도 집으로 가고 싶다 눈물을 닦으며 내 편이 있는 곳 마음과 마음이 얽어진 아늑한 집으로 가고 싶다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밝은 소라고둥 소용돌이 속으로 깊이 들어가 머물 수 있는 집으로 가고 싶다 소라게가 세상을 향해 나아가듯 순백색 지붕 … Read more

누굴 원망할까 김경철

누굴 원망할까 김경철 누굴 원망할까 김경철 정열을 말하며 5월의 꽃 붉은 장미가 뜨거운 태양이 아스팔트를 달구는 더운 여름에 피어난다 하늘만 바라보며 쑥쑥 자라는 해바라기도 고개를 숙이는데 초록빛으로 물든 공원에서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지어지는 미소지만 계절을 잃고 다시 피어나는 꽃들은 누굴 원망할까

이름이 뭐예요 김정숙

이름이 뭐예요 김정숙 이름이 뭐예요 김정숙 산 길 걷다 언덕배기 언저리 쯤 숲이 이름을 묻는다 멍하니 푸른 하늘만 쳐다 보았다 비웃듯 이파리 하나 팔랑팔랑 춤을 춘다 어디서 왔는지 바람은 흩어진 이름을 모았다 낯설다 평생을 따라 붙던 이름표 이제는 언덕배기 내리막 길 졸가리 손짓을 하면 밥 짓는 아낙네 詩 짓는 여인이라 이름을 말하리 높아만 가는 詩의 … Read more

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마음을 닫고 세상을 외면하면서부터 스치는 바람에도 슬픔과 아픔이 일어 세상을 거꾸로 보기 시작했지요 울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얼굴을 땅에 심고 흘러내린 눈물로 굳은 땅이 축축해지고 부드러운 흙이 될 때까지 짝! 돌부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알 수 없는 힘이 생겨나 세상을 온통 푸르게 만들었지요 오늘처럼 바람이 부는 날은 나무뿌리가 되고 싶어서 물구나무서기를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