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그리움 박명숙

동백꽃 그리움 박명숙 동백꽃 그리움 박명숙 꽃목걸이 엮어 놀던 동무와의 어린 시절 동백꽃은 우리의 순수한 웃음꽃입니다 장미보다 붉은 동백꽃을 마주 보면 볼우물 팬 보고 싶은 얼굴이 내 마음에 반영된 그리움이 겹칩니다 마음의 고향으로 찾아온 동백 아가씨가 머리에 꽃 핀 꽂은 수줍은 얼굴로 바라봅니다 그리움이 선연하게 가슴에 새겨진 추억의 꽃 한 송이 따뜻하게 피어있습니다

다시 매화 이태기

다시 매화 이태기 다시 매화 이태기 그대 떠나보내고도 무연한 나는 무연히 일어나 무연히 핸들을 잡고 무연히 지나던 터널을 지납니다 이렇게 그대 가슴을 무연히도 뚫고 나옵니다 밤새 안녕하셨나요? 얇은 와인잔처럼 발원하는 샘물처럼 깊은 산 새소리처럼 금갈듯 겨울하늘처럼 맑기만 하던 그대 이 겨울 안녕하시길 빕니다 들썩이는 어깨로 그대 진술하던 사랑을 생각합니다 사랑은 쉬 흐려지고 쉬 상처 입고 … Read more

여백

여백 여백 잘 있냐고, 건강하냐고, 그렇게만 적는다. 나머지 여백엔 총총히 내마음을 적으니 네 마음으로 보이거든 읽어라 써도 써도 끝없는 사연을 어찌 글자 몇개로 그려낼 수 있으랴. 보고싶다. -류석우-

박달재 안광수

박달재 안광수 박달재 안광수 박달재 옛길 따라 굽이돌아 천등산 노랫소리 바람 따라 단풍 따라 구슬프게 가슴을 울리는 박달재 사연을 청춘의 꿈을 꿈꾸는 소망을 잃고 낭자를 알게 된 박달재 주인공이 된 내 모습은 얼룩진 낙엽에 흐트러진 붓은 어디로 간데없고 단풍만 눈물로 하소연하듯 들려온다 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게 짓누르고 처량한 어깨에 밀짚모자 쓰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가슴이 … Read more

눈 오는 날 한재선

눈 오는 날 한재선 눈 오는 날 한재선 외로웠던 게야 버선 발로 뛰어나가듯 하얀 눈송이 마중나가는 마음과 마음 사이로 흩날리던 추억 눈처럼 내려앉아 한 땀 한 땀 눈으로 수놓아 천상의 보자기에 나는 오롯이 싸이고 쌓이네 세상에서 가장 큰 세상에서 가장 이쁜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눈의 보자기에 싸이고 쌓여 눈부신 사랑의 눈부신 순백의 신부처럼 눈송이로 만든 … Read more

그러니 하고 살자

그러니 하고 살자 그러니 하고 살자 친구야 티끌만 한 생각하나에도 가슴앓이하는 친구야 세상일 모두다 그러니 하고 살자 가지각색의 꽃잎들이 제각기 꿈을 꾸고 있나니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어찌 하나라도 있겠나 바람불면 부는 대로 물결치면 치는 대로 흔들리면서 살자 쉬어서 가는 인생 가다가 못 볼 것 있더라도 뭐 그리 답답할게 뭐 있더냐 모두를 내려놓으면 어찌 그리 … Read more

그래그래 최은주

그래그래 최은주 그래그래 최은주 듣고 싶은 말 있지만 다그치지 않을게 네 마음을 열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참아볼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렇다고 너무 늦지는 않게 마음의 문을 열고 활짝 미소 띤 얼굴로 목소리 들려줘 난 단지 함께하고 싶다는 고백에 마음이 한껏 설레었어 힘들게 꺼낸 함께하고 싶다는 말 터무니없는 말이라 치부하지 말아줘 난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 Read more

소크라테스의 사과

소크라테스의 사과 소크라테스의 사과 어느 날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인생이란 무엇입니까?” 소크라테스는 그들을 사과나무 숲으로 데리고 갔다. 때마침 사과가 무르익는 계절이라 달콤한 과육 향기가 코를 찔렀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숲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며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사과를 하나씩 골라오도록 했다. 단, 다시 뒤로 되돌아갈 수 없으며 선택은 한 번뿐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학생들은 사과나무 숲을 걸어가면서 … Read more

사람의 몸값

사람의 몸값 사람의 몸값 금이나 은은 냥(兩)으로 따지고, 돼지나 소는 근(斤)으로 따진다. 사람의 몸값은 일하는 능력으로 따지는데, 일급(日給) 몇 푼 받고 일하는 사람도 있고, 연봉(年俸) 몇 천만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 한 푼의 동전에 고개를 숙이는 거지도 있고, 몇 억의 광고료에 얼굴을 파는 배우도 있다. 그대의 몸값이 얼마나 나가는지 알고 싶은가. 그대가 만일 몇 백의 돈에 … Read more

바람

바람 바람 스무 살 무렵부터 나는 바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의 갈기털은커녕 발목을 밧줄로 묶인 말뚝이 되어 있었다 나는 수시로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얼마쯤 가다가는 풀이 죽어 돌아오곤 하였다 아버지는 담석증을 앓았고 어머니는 막일을 하고 있었다 삼십 대가 되자 업연은 더 무거워졌고 허리엔 길마가 놓이고 입엔 재갈이 물려졌다 나는 점점 짐을 끄는 한 마리 말처럼 변해갔고 목축의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