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최은주

엄마 최은주 엄마 최은주 엄마는 엄마라는 단어까지도 편안함과 포근함을 살찌우는 불변의 대상 같습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엄마가 보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힘들어서 더 보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철없이 지냈던 세월 앞에 언제나 모자란 부분이 많아 꾸중도 많이 듣고 자랐지만 엄마의 사랑은 늘 한결같이 크셨지요 늘 웃는 모습으로 꼬옥 껴안아 괜찮아 넌 똑똑하니 언제든 잘 할 … Read more

손님

손님 손님 인간이란 존재는 여관과 같습니다. 매일 아침 새 손님이 찾아옵니다. 기쁨, 우울, 비열, 때로 순간의 깨달음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손님. 모두들 환영하고 접대하십시오. 비탄의 무리가 당신의 집을 거칠게 휩쓸고, 가구를 부수더라도, 모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십시오. 그러면 그 손님들이 당신을 새로운 기쁨으로 깨끗하게 씻어줄 것입니다. 어두운 생각, 수치, 원한을 웃음으로 맞으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집에 … Read more

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리카, 나의 아프리카! 대대로 물려받은 대초원에서 당당하던 무사들의 아프리카 나의 할머니가 머나먼 강둑에 앉아 노래한 아프리카 나는 그대를 결코 알지 못하지만 내 얼굴은 그대의 피로 가득하다. 들판을 적시는 그대의 아름다운 검은 피, 그대가 흘린 땀의 피, 노동의 땀, 노예 생활의 노동, 그대 아이들의 노예 생활 아프리카, 말해 보라, 아프리카 이것이 당신인가, 휘어진 이 … Read more

밤에 익숙해지며

밤에 익숙해지며 밤에 익숙해지며 나는 어느새 밤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빗속을 홀로 거닐다 빗속에 되돌아왔다. 거리 끝 불빛 없는 곳까지 거닐다 왔다. 쓸쓸한 느낌이 드는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저녁 순시를 하는 경관이 곁을 스쳐 지나쳐도 얼굴을 숙이고 모르는 채 했다. 잠시 멈추어 서서 발소리를 죽이고 멀리서부터 들려와 다른 길거리를 통해 집들을 건너서 그 어떤 소리가 들렸으나 그것은 … Read more

단풍나무 숲의 은별에게

단풍나무 숲의 은별에게 단풍나무 숲의 은별에게 은별아 은별아 은별아 아빠가 한 번 엄마가 한 번 오빠가 한 번 다른 목소리의 같은 그리움으로 네 이름을 불러본다 우리 목소리 들리지? 너를 사랑하는 우리 결코 잊지 않았지? 다시 올 수 없는 곳으로 너는 떠났지만 우리는 너를 보내지 않았어 아니 보낼 수가 없어 우리가 함께 웃고 서로 사랑해야 할 … Read more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왜 산길을 걷다가 마주 오는 사람에게 길을 물으면 사람들이 그러지 않습니까?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하지만 정작 걸어보면 그 조금이 한 시간도 되고 한 나절도 되지요. 젊었을 땐 그런 식으로 가르쳐 주는 게 답답했는데, 나이를 조금 더 먹으니까 그게 참 지혜로운 말 같군요. … Read more

우정에 대하여

우정에 대하여 우정에 대하여 친구란 그대들의 궁핍을 충족시켜 주는 존재이다. 사랑으로 씨를 뿌려 감사로써 수확하는 그대들의 들. 또한 그대들의 식탁이며 아늑한 집이다. 그대들은 굶주린 채 그에게로 와서 평화를 찾는다. 그대들의 친구가 속마음을 얘기할 대 그대들은 자기만의 “ 생각으로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며, “, “ 그렇지 라는 말을 억누르지도 말라. 그가 말없을 때라도 “, 그대들의 … Read more

인생찬가

인생찬가 인생찬가 슬픈 어조로 내게 말하지 마라 “ 인생은 한낱 헛된 꿈이라고 “,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 세상만물은 겉모습만은 아닌 것 인생은 진지한 것 인생은 진실한 것 무덤이 그 목표는 아니다 “ 그대는 본래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 이말은 육체를 말할뿐, 영혼을 두고 한 말은 아니라네. 우리 인생이 가야할 곳, 가는 길은 슬픔이나 쾌락에 … Read more

첫사랑

첫사랑 첫사랑 비록 떠가는 달처럼 미의 잔인한 종족 속에서 키워졌지만, 그녀는 한동안 걷고 잠깐은 얼굴 붉히며 또 내가 다니는 길에 서 있다 그녀의 몸이 살과 피로 된 심장을 갖고 있다고 내가 생각할 때까지. 허나 나 그 위에 손을 얹어 냉혹한 마음을 발견한 이래 많은 것을 기도해 보았으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매번 뻗치는 손은 미치광이 같아 … Read more

애너벨 리

애너벨 리 애너벨 리 아주 먼 옛날 오래전에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혹시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애너벨 리라고 불리는 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나의 사랑을 받는 일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바닷가 그 왕국에서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습니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천국의 날개 달린 천사들도 그녀와 나를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