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독백 김기철

하얀 독백 김기철 하얀 독백 김기철 어머니! 비 그친 봄강에 빨랫방망이 소리 아련히 들리고 연초록 풀잎마다 맺힌 빗물 싱그런 햇살에 반짝이던 그때가 못내 그립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들리시나요? 이 못나고 못난 놈의 목소리 어머니! 어머니 보고 계시나요? 한평생 당신 가슴속 옹이 같은 이 못난 놈 지금도 어느 어둠 하늘 저편에서 전처럼 안타까이 지켜보고 계시는 건 아닌지요. … Read more

네게 다가선 나팔꽃 이진섭

네게 다가선 나팔꽃 이진섭 네게 다가선 나팔꽃 이진섭 솔바람 불어오는 오월이면 한 송이 꽃으로 물들어버린 그대 머릿결에 사랑도 피어나리 흐느껴 미소 짓는 보조개의 속살마저 치맛자락 사이사이 감추어 빼꼼히 내다보곤 이내 찬란한 영화의 바다를 이루니 한결 다가선 계절의 내음이 나그네의 발길마저 멈춰세우고 불현듯 돌아선 비련의 사월 소식이 문득 떠오르니.

못된 성질

못된 성질 못된 성질 한 청년이 고승을 찾아와 말했습니다. “저는 툭하면 성질을 잘 부립니다. 그래서 친구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치겠습니까?” “그래? 어떤 성질인지 알아야 처방이 나오니, 우선 한번 보여 다오.” “스님, 그 성질이 언제 나타날지 저도 잘 모릅니다. 나타나더라도 어떻게 보여드립니까?” “그렇다면 그 못된 성질은 자네 것이 아니네. 언제라도 보여 줄 수 있어야 자네 것이지. … Read more

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도 엄마가 그립다 김순옥 엄마가 저하 되었다 엄마가 임계치를 넘어섰다 절명의 혈당치를 찾아서 사무치도록 그리운 엄마에게 엄마가 돌아간다 상한선 한계 위험수위 임계치 과부하 그런 허들 준마 같이 뛰어넘고 달리던 아줌마 엄마는 이제 가시권에서 신기루가 되었다 기쁨도 슬픔도 꾸역꾸역 삼키던 엄마의 가슴도 뇌 용량도 풍지박산 과부하 되었다 혼돈의 시기가 도래하었다 먹어도 먹어도 … Read more

그대 김소현

그대 김소현 그대 김소현 그대 오시는 길에 내 맘에 밝은 등불하나 켜놓고 기다리겠습니다 혹시 오시다가 헤메이다 돌아갈까봐 내 맘에 밝은 등불하나 켜놓고 기다리겠습니다 밝은 빛 찾아 내 품으로 올수 있게

대동에서 봄을 낚다 김경림

대동에서 봄을 낚다 김경림 대동에서 봄을 낚다 김경림 포차 앞에서 윷놀이가 벌어졌다 서너 명의 사내들이 앉아서 서서 저녁 내기를 하고 서쪽 해를 붙잡고 있는 대동천 노랑 빨강 꽃들이 휘파람을 불며 저물녘 풍경을 낚고 있네 아파트가 올라가고 이름을 어렵게 짓고 튼실하게 다리를 오가는 새들은 나무 둥지에서 새 집을 대동천에 즐비한 벚꽃과 개나리 물가 오리와 봄을 낚는다 … Read more

안아주세요

안아주세요 안아주세요 차가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게 안아주세요 아픈 마음이 포근해질 수 있게 안아주세요 슬픈 마음이 달래질 수 있게 안아주세요 지친 마음이 위로받을 수 있게 안아주세요 힘든 마음이 용기를 낼 수 있게 곁에있는 사람을 안아주세요 사랑한다는 말보다 힘이 됩니다 -유지나-

나를 타이르자 조진희

나를 타이르자 조진희 나를 타이르자 조진희 많이 힘들었구나 많이 화났구나 많이 아프구나 많이 외롭구나 많이 슬프구나 타인들에게 향한 시선을 타인들에게 향한 마음을 오로지 나에게 향하십시오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마십시오 내 울울소리에 귀 기울입시다 내가 거처하는 내 몸을 소중히 하고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잘 갈고 다듬읍시다 녹슬지 않도록 말입니다

허수아비의 비명 안광수

허수아비의 비명 안광수 허수아비의 비명 안광수 자신을 속이며 들판의 바람만 잡는다 허수아비는 쓸모없는 허수아비뿐 남을 속이고 힘들게 서 있는 모습 처량하고 어리석다 우리는 바라보며 기대하지만 남은 것은 쭉정이뿐

영광이 있기까지 나영민

영광이 있기까지 나영민 영광이 있기까지 나영민 꿈꾸는 자는 언제가 그 꿈에 대한 동경보다는 욕심을 버리고 그 역할에 부지런히 임하는 것이다 수많은 꽃송이를 보며 너도나도 열매를 맺으려 꽃잎을 펼치고 최선이라는 향기를 뿜었으리라 잔잔하게 펼친 일상이 어떨 땐 지루하지만 그 속에 묻어나는 그 무엇들이 내일을 약속하고 오늘을 가꾸게 한다 그래서 말한다 진실이 진정성을 품을 때 그 속에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