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오면 서숙지
구월이 오면 서숙지 구월이 오면 서숙지 구월이 오면 나는 당신을 만나러 떠날것입니다 보리암 절마당에 한가로이 앉아 상사바위에서 상주에 이르는 길까지 온통 가을빛이 넘쳐날 그곳으로 호수보다 맑은 하늘을 향해 이토록 그리웠던 사유를 일일이 고백 하고 무릎이 꺾이면 그대로 주저앉아 반나절쯤은 참회의 눈물을 쏟아도 좋겠습니다.
구월이 오면 서숙지 구월이 오면 서숙지 구월이 오면 나는 당신을 만나러 떠날것입니다 보리암 절마당에 한가로이 앉아 상사바위에서 상주에 이르는 길까지 온통 가을빛이 넘쳐날 그곳으로 호수보다 맑은 하늘을 향해 이토록 그리웠던 사유를 일일이 고백 하고 무릎이 꺾이면 그대로 주저앉아 반나절쯤은 참회의 눈물을 쏟아도 좋겠습니다.
해 저문 줄 모르고 정종명 해 저문 줄 모르고 정종명 여린 자식들 정성으로 출가시켜 애지중지 보살펴온 열정의 시절 혹독한 목마름에 겨우 이어온 생 이 앙다물고 버텨낸 근성의 승리 기진맥진 정신 차려 지켜낸 가정 촉촉이 적혀준 사랑에 보답 삼신할미도 감동하여 늦둥이 점지에 싱글벙글 웃음꽃 넘치는 가족 화려한 숫처녀 족두리 때늦은 성혼식 늦바람에 해지는 줄 모르는 동네 … Read more
가을의 문 이진섭 가을의 문 이진섭 서늘함도 잊을까 귀밑머리 별 스치는 녹빈(綠鬢)의 아름다움이 머나먼 하늘 곁에 휘날린다. 말없이 똑똑 두드려 허락 없이 들어오긴 쉬워도 한낱 애간장 태우며 쉽사리 나가기는 어려웠고, 인연으로 엮는 것은 쉬울 터 필연의 매듭은 운명이니 넌지시 들리는 가을의 부름만 애타게 메아리치며 되돌아온다.
침묵도 한 소절이면 돼 이용식 침묵도 한 소절이면 돼 이용식 어둑한 가로등이 쓸쓸해 낙수가 토한 처마 끝 새벽을 깨웁니다 어깨가 보일락 말락 세월을 단련하던 곳 병명을 논한 그 말도 한알 한알씩 옮겨간 마음 사용 연한이 담겼을 결로 정겹다던 밤 약아빠진 목줄의 이유가 널린 통성명은 머리카락이 뇌인 말수로는 그때야 알아버린 바람도 그저께를 만나온 비를 보낸 인생엔 … Read more
작은 꽃다발 이진섭 작은 꽃다발 이진섭 옴짝달싹 움직일 수 없기에 배배꼬인 실타래 하나로 오직 그대에게만 건네야 할 마음의 순결을 간직하고 있었죠. 때로는 다소 곧 앉아 고개 숙이고 때로는 다리 펴 누워 그댈 보기에 두 어깨가 무거워지도록 심어놓은 새파란 씨앗은 너른 햇살 받으며 쌓여만 가는데, 갑작스레 뚝 떨어진 말 없는 빗방울 소리의 다가옴이 혹여나, 멀어진 꽃잎 … Read more
나팔꽃 맹태영 나팔꽃 맹태영 오늘은 어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실 건데요? 보랏빛 나팔이여! 아침이 오기 전에 꼭! 들려주세요!
마음에 온기를 더하다 김해정 마음에 온기를 더하다 김해정 오래된 것에는 얼룩진 흔적이 많기도 하지 세월의 결이 좋아 덧나던 그리움도 덧붙는 부록 덤으로 사는 기분처럼 이해하고 위로받는 아름다운 흐름으로 가슴을 툭 치고 들어오는 따뜻한 말 한마디의 정겨움이지.
아침의 해 이월주 아침의 해 이월주 가느다란 풀잎에 똑 떨어진 이슬방울 하나 마주하는 눈빛으로 요염을 떤다 보랏빛을 냈다가 핑크빛을 뿜어 대고 초록빛을 냈다가 노랑빛을 띄우는 카멜레온 같은 마술에 어떨 떨떨 두려워 해는 노송 뒤에 숨었다가 살짝 수줍어 나온다.
산허리 골담초 이진섭 산허리 골담초 이진섭 마지막 발악이었던가 발버둥 치며 내리쬐는 뙤약볕이 아직은 때가 아닌 듯 식을 줄 모르고 타오른다. 짓누르던 뜨거운 땀방울마저 톡톡 터지며 날아갈 때면 어깨 위를 맴도는 노란 나비는 너울 따라 힘겹게 떠나고, 이제야, 저물어가는 들꽃에 삶을 배우고 흐르는 구름에 나그네 인생을 쌓으니 산 너머 포개어진 고갯길이 참으로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