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서숙지

아름다운 마무리 서숙지 아름다운 마무리 서숙지 새로울 것도 없는 거리 풍경에 캐롤송이 흐르고 곳곳에 장식된 트리엔 작은 불빛들이 반짝인다 체감하는 시속은 점점 빨라져 정신 못 차리게 고속질주다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잃었는지 두드려도 계산기에 그런 부호는 없다 슬그머니 보태주는 나이 하나를 꼼짝없이 받아들고 두리번 거린다 잘 건너야 할 세월의 강 앞에서 보내고 맞이하는 일이 아름다울 수 … Read more

생명의 원천 정종명

생명의 원천 정종명 생명의 원천 정종명 한 그루의 여윈 나무가 잔가지를 나붓거리며 바람과 한 시절 풍미를 주억거리며 섰다 조잘대는 작은 새들의 편안한 안식처이자 보금자리 외투를 벗고 근육질을 자랑한다 호화롭던 한 시절 나눴던 깊은 정을 생각하며 쪽빛 그리움을 되뇌며 고독에 젖어있다 작은 미련조차 거추장스러워 붙잡고 있던 인연의 끈 놓고 속살을 다지며 다음을 기약하는 당찬 의지가 내일로 … Read more

모호한 감정의 줄다리기 한유경

모호한 감정의 줄다리기 한유경 모호한 감정의 줄다리기 한유경 감정의 끝 칼날 위에 서 있는 뾰족한 마음에 담금질을 해 보지만 무뎌지지 않는다 찌꺼기까지 내뱉어도 남은 편린 한 조각 그리움이라 움켜지고 쓰라린 상처에 흠집을 낸다 아프다는 말조차 삼키면서 미친년 춤추 듯 날뛰는 칼자루 죽고 싶은 충동에 풀무질을 한다 바람이 지나간다 잊으라고 버리라고 천 길 낭떠러지 앞에 빤히 … Read more

겨울 애상 김수용

겨울 애상 김수용 겨울 애상 김수용 버스 안에서 희미한 창밖을 본다 밤을 지새운 가로등 불빛 사이를 스치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마지막 남은 잎새마저 마침내 삼켜버리고 말았다 앙상한 나무에는 쓸쓸함과 외로움만이 남았을 뿐 쌓여가는 눈 속에는 얼룩진 허상만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잔혹한 겨울은 그렇게 고독으로 무장한 채 점점 깊어만 간다

겨울 추앙하라 박명숙

겨울 추앙하라 박명숙 겨울 추앙하라 박명숙 그대여 겨울나무의 외로움을 추앙하라 혹독한 영하의 날씨에도 모진 눈보라를 견디는 것처럼 위대한 삶을 추앙하라 그대여 겨울 하늘의 차고 시린 달빛을 추앙하라 텅 빈 하늘이 썰렁하여도 순백의 아름다운 눈송이를 날리는 것처럼 천국의 문을 추앙하라 그대여 겨울을 추앙하라 새봄이 올 때까지 끈기 있게, 뜨거운 열정으로 겨울이 예비한 봄을 위하여 겨울, 추앙하는 … Read more

겨울비 내리는 밤 김수용

겨울비 내리는 밤 김수용 겨울비 내리는 밤 김수용 앞섬 마을에 겨울비가 내린다 빗물을 따라 흐르는 싸한 추억이 메마른 가슴을 울린다 어느덧 초로의 나이가 되어 어린 시절 뛰놀던 강가에 홀로 서니 회한의 눈물이 입술을 젖신다 야속한 세월에 저당 잡힌 채 살아온 지난 시간들,,,,, 흰머리가 눈가를 스치는 어느 겨울밤 환한 미소로 수줍은 듯 포옹하던 당신의 고운 얼굴 … Read more

첫 시작은 대견했다 나영민

첫 시작은 대견했다 나영민 첫 시작은 대견했다 나영민 시집가더니 철이 조금 든 딸아이 올해 김장해 본다고 멀리서 한달음에 달려왔다 삼사일 도와준다고 애쓴 마음이 김장에 배였는지 내 생애 최고의 김치맛이었다 마주하며 도란도란 절인 잎 사이 곱게 색을 입히는 심오한 과정 다소곳이 보쌈으로 돌돌 싸 놓고 김치통 가득 꾹꾹 눌려 놓는 센스 한 번이 중요한 것을 엄마의 … Read more

그대 살다가 힘들거든 류인순

그대 살다가 힘들거든 류인순 그대 살다가 힘들거든 류인순 그대 살다가 힘들거든 찾아와 쉬었다가 가세요 그대 잠시 쉴 수 있게 나의 무릎 내어 드릴 테니 베개 삼아 베고 쉬었다가 가세요 그대 살다가 허허로울 때 찾아와 쉬었다가 가세요 정성 담은 차 한 잔 마련하고 마주 보는 미소로 그대 말벗이 되어 드릴게요 삼백예순다섯 날 그대를 위한 안식처 늘 … Read more

잎새의 연정 안광수

잎새의 연정 안광수 잎새의 연정 안광수 하나의 잎새가 새겨놓은 추억의 달빛 물들어 가는 날 가는 세월 흔들어 가슴을 뒤집어 놓아도 잊어가는 시간의 끌림에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곧게 바라보는 너의 향기에 잎새의 예쁜 엽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진실한 메아리 타고 너는 나에게 마음을 울리고 웃게 하는 연민의 정을 느끼는 나의 잎새 언제나 푸르구나

해바라기 사랑 박서진

해바라기 사랑 박서진 해바라기 사랑 박서진 바라보는 시선으로 따스해지는 오후 누군가를 생각하게 되며 행복해진다 태양의 눈빛에 이끌린 마음은 향기로 가득 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