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김승준

삶 김승준 삶 김승준 사람이 요렇게 간사한 기다 내가 쪼매도 없을 땐 누가 지나가다 흘린 쌀 한 톨도 내겐 세상에 전부였는데 그런데 말이다 배시때기가 조 매 불러오니 싹 다 잊어버리고 말더라 배 굶고 다녔던 지난 날을 누가 지나가다 흘린 게 아니라 내 손에 쥐여준 쌀 한 톨을 바라보며 가잖은 표정을 짓는 내가 너무 웃기지 않나 … Read more

서리꽃 조승용

서리꽃 조승용 서리꽃 조승용 독한 겨울밤 아픈 추위에 떨다가 피어났네 슬픈 서리꽃 몸부림은 눈물 눈물은 하얀 슬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예쁘다 하지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뜨거운 눈물이 솟아났다 굳었던 몸이 풀어져 좋았지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시 꽃 피기 전 내 모습 그렸건만 얼었다 녹은 꽃은 이미 꽃이 아니네 다시 눈물이 나 몸을 적시니 겨울 … Read more

도전 최보경

도전 최보경 도전 최보경 달려보자. 밀어붙여 보자고! 우리의 핵심은 똘똘 뭉친 차가운 냉철함이야! 그래도 될까? 비바람 태풍은 어째 이겨냈지만 햇살 가득 눈부신 세상 견뎌 낼 수 있겠다고?

고드름 안귀숙

고드름 안귀숙 고드름 안귀숙 날이면 날마다 어떻게 높은 곳만 쳐다보면서 살 수 있나요? 어떻게 이루지도 못할 분에 넘치는 생각으로만 세상을 살아가려 하나요? 그런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저는 거꾸로 선 물구나무로 세상을 바라보기로 했어요 낮은 자세로 엎드린 자세로 나를 낮추어서 거꾸로 키를 키우면서 아래를 바라보는 세상도 참 맛스럽네요 올려다보면서 살아왔던 세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비롭게도 … Read more

꿈 서숙지

꿈 서숙지 꿈 서숙지 처음엔 빈가지 하나로 버티고 선 듯 보였지요 자세히 보니 그 가지 마디마다 망울망울 봄빛이 맺혔는걸요 그해 봄밤 벚꽃잎이 눈처럼 휘날려 찻잔위에 살포시 제 몸을 담그 듯 봄날은 그렇게 가벼운 바람으로 익숙한 길따라 날아오겠지요 날마다 조금씩 꿈을 색칠하는 나무가 있습니다 마음이 붉어져 금세 봄꿈을 꿉니다.

부산 갈매기 차성기

부산 갈매기 차성기 부산 갈매기 차성기 그는 안다 바닷물고기들이 그를 물어뜯으리라는 것을 그렇지만 그는 찾고 또 찾을 것이다 항구에 정박한 배들은 더 이상 그에게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푸른 산호초가 자라는 오륙도 섬 뱃길을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을 그 축복받은 빛이 그에게로 다가갈 것만 같다 그 빛이 그를 찾을 수 있다면 그는 머리를 들고 그 빛을 … Read more

그대의 향기 정복자

그대의 향기 정복자 그대의 향기 정복자 감사해요라는 말 몇 번을 곱씹고 생각해 봐도 가장 멋진 말 같아요 왜냐하면 겸손한 말이기 때문이죠 오래도록 생각나게 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해요라는 말에 메말랐던 땅은 비옥해지고 민둥산은 울창한 숲으로 푸르름이 짙어집니다 나부터 시작하렵니다 감사라는 말에 씨앗을 뿌려요 세상이 다 웃음이고 꽃입니다 우리 행복한 세상 만들어요.

마음속에 있는 고향 정복자

마음속에 있는 고향 정복자 마음속에 있는 고향 정복자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몸과 눈은 과거로, 현실에서 미래로 생체의 끝 향해 가는데 영혼과 마음 늙지 않는 것이지 지나간 시절을 직시하라 한다 외면하면 더욱 간절해진다 그 누가 말했던가 젊을 때는 현실 따라 살다 나이 들면 영혼을 따라 세상을 산다고, 그 말 맞는 말인 건지, 뭇 시절로 간 … Read more

잎새의 눈물 정종명

잎새의 눈물 정종명 잎새의 눈물 정종명 한시절 고이 살았는 줄 알았는데 남모를 고통을 겪어 덧난 아픔 선혈이 낭자한 가슴 움켜잡고 마른하늘에 몸을 던져 허공을 떠도네 모진 폭풍우와 불볕 태양의 회초리 감당하기 버거운 여린 잎새들의 고통 온 몸뚱이 피멍으로 물든 상처투성이 남모를 속내 감춘 속 깊은 갈잎의 눈물.

건 배 사 이석도

건 배 사 이석도 건 배 사 이석도 친구야, 우리가 남이가! 男男으로 만난 탓에 연리지는 되지 못했지만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 몸 마음 부딪으며 지낸 덕에 내 아픔이 너의 아픔 되고 너의 기쁨이 내 기쁨 되는 멋진 우정 쌓였잖니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영영 헤어지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건-강하게 지내면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가세. ☞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