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김정숙

인연 김정숙 인연 김정숙 다른 사람과 연(緣)이 닿아 함께 살아가는 것 그래서 또 다른 핏줄과 핏줄이 한 혈통을 만들어 가는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 얽히고 설키며 서로 다른 DNA 뜨거운 혈기를 부려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인것을 태초의 에덴동산 아담과 하와의 연(緣)으로부터 거미줄처럼 엮이며 끊어질듯 질기게 이어가는 여명 속 거미줄에 매달린 청아한 새벽이슬처럼 얽히고 설키며 만들어 가는 … Read more

내리사랑 서숙지

내리사랑 서숙지 내리사랑 서숙지 늦은 밤 볼일이 있어 잠시 들른 아들 손에는 빈 반찬통이 수북이 들려있다 평생 대기 중인 육수로 뚝딱 떡국을 끓여 내고 먹는 동안 재빠르게 치즈까지 얹어 토스트를 만들고 며늘아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까지 후다닥 만들어 집을 나서는 아들 손에 들려보낸다 결혼해서 둘이 예쁘게 잘 살아가지만 젊은 맞벌이 부부의 시간은 늘 식생활이 불안해 보여 가끔 … Read more

내가 바라는 마음 정종명

내가 바라는 마음 정종명 내가 바라는 마음 정종명 밤새 먹이를 찾아 잠 못 이룬 토끼가 웃는 얼굴로 문을 열었다 만물에 평등하게 주어진 시간 헛되지 않는 야문 결실을 찾아 동분서주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순간의 화려한 아름다움보다 싫증 나지 않는 은은함으로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 평범하게 한 해 살아가게 하소서 황금 보다 건강을 내려 주시고 허례 허욕 … Read more

담벼락에 핀 봄 이장주

담벼락에 핀 봄 이장주 담벼락에 핀 봄 이장주 작은 동네 담벼락 활짝 핀 봄의 향기 여기저기 찾아온 사랑의 날갯짓 재잘 재잘 노래하며 내려앉은 작은 별 흔들흔들 반갑다고 인사를 하네요 재잘 재잘 손뼉 치는 사랑 새 여기저기 날아온 웃음꽃 봄을 맞이합니다

겨울 이야기 김해정

겨울 이야기 김해정 겨울 이야기 김해정 한겨울에 하얗게 풀어헤친 명주처럼 고운 사연들 길섶에 뿌려진 눈발처럼 뿌연 생각은 가끔은 혼돈의 꽃을 피우지 웅크린 웃음이 응고된 우리의 마음을 포근한 햇살처럼 녹여줄까 마른 풀잎 포개져 푸드덕거리는 적막함에 삭풍처럼 그림자 드리워도 모질게 정을 나누었던 시린 계절의 폭설에 갇혀 봄을 걷는 예행 연습을 하지.

사랑을 몰라요 정선호

사랑을 몰라요 정선호 사랑을 몰라요 정선호 난 알아요 무심한 척해도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소리 죽여 한잔 술을 마실 때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슬그머니 내놓으며 말없이 돌아서는 그대 마음이 사랑이라는 걸 난 알아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당신의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주체하기 힘들어 멍드는 이유가 사랑이라는 걸 난 알아요 힘들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나의 한 숨과 처진 어깨가 무거워 보여 … Read more

꽃 피나 꽃 지나 정상화

꽃 피나 꽃 지나 정상화 꽃 피나 꽃 지나 정상화 봄비 바람을 꼬드겨 홍매화 입술 훔치니 붉은 살내음에 아랫도리가 터질 듯 아프네 그대로 멈추어라 피고나면 이별이니 피는 척 하면 안되겠니 그냥 그렇게 오랫동안 삶은 그런거야 슬픔을 가두고 인연따라 피었다 인연따라 지는 것 미련한 사람 피고 짐이 하나임을 모르고 기다림에 가슴뛰고 보냄에 눈물 짓네

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없다. 그래서 답하지 않았다. 혹여 잊고 있는 일이 있나 싶어 기억을 더듬고 기억 밖의 것들을 곰곰이 되짚어 보았다. 없다. 나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녀석이 굳이 불편한 속내를 슬쩍 찔러 보는 그 검은 심사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이제 할일이 없으면 찾거나 만들어서라도 해야 할 때인가 보다 … Read more

밤새 눈 내리고 김화숙

밤새 눈 내리고 김화숙 밤새 눈 내리고 김화숙 은빛 꽃가루 뿌려놓은 여명 헤치고 햇살 가득 아침이 밝아온다 앙상한 가지 위에 목화솜 이불 덮고 하늘빛 찬란한 새하얀 아침이 꿈틀댄다 설원에 펼쳐진 하얀 날의 추억 마음 한편 채우지 못하고 설렘은 미련을 떨구지 못하네 바람에 후드득 하얗게 소용돌이 치는 눈보라 영원하자던 약속 가지마다 소복이 쌓였건만…

그냥 좋아서 유영서

그냥 좋아서 유영서 그냥 좋아서 유영서 봄이 오는 길목에 그대 얼굴 그려 놓았더니 꽃이 되었네 너무 고와서 이월 뜨락에 걸어 놓았더니 꽃이 피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