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빠진날 박기준

귀빠진날 박기준 귀빠진날 박기준 피골이 어수룩한 놈이 세상과 조우한 날 정월 대보름 달 꽉 찬 뱃살 슬그머니 숨겨 갈 즈음인데 눈썹 달로 시작하여 만달 될 때까지 뜨고 질 때 갈피의 틈바구니 감금의 쳇바퀴에 올라타 돌고 또 돌고 서럽게 자빠져도 겁의 천지로 논한다면 찰라 정도일 뿐 가소롭게 여겼던 스물넷 절기와 마디마디의 이음도 쉽지 않은 고난으로 남아 … Read more

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모든 것은 내려놓음의 순리를 알고 있다 붉은 옷 흩어놓고 장승이 되어버린 나목 이별의 바람은 언제 오겠노라 약속도 없이 떠나버린 엄동설한 동토의 땅 언제부터인가 수상하다 무형무색의 움직임은 코끝을 희롱하며 아기 나뭇가지를 흔든다 얼굴을 간지럽피는 인연의 고리는 가까이 멀리 손을 내밀어 은밀하게 가만가만 여린 아지랑이 놀랄까 탐색 중이다 약속의 땅을 가꾸려 … Read more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누구에게나 뒷모습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다운 자신의 모습이다. 그 순간의 삶이 뒷모습에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얼굴이나 표정뿐만이 아니라 뒷모습에도 넉넉한 여유를 간직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면 이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지 않겠는가. -노은 ‘여백 가득히 사랑을’ 중-

사랑의 집 안광수

사랑의 집 안광수 사랑의 집 안광수 믿음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놓으며 협력으로 대들보를 견고하게 세우며 우정으로 서로서로 마주 보고 서까래 놓으며 태양으로 영원히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끼는 지붕을 씌우고 당신의 향기로 이쁘게 장식하고 사랑하는 당신을 언제나 볼 수 있도록 창문을 달고 포근함과 안락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구름으로 이불을 만들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랑의 열기로 감싸 … Read more

엄마가 걷는 길 정상화

엄마가 걷는 길 정상화 엄마가 걷는 길 정상화 지쳐 죽은 듯 잠든 밤 닭 우는 소리에 뒤척이며 가족을 위해 무슨 반찬 할까 복잡한 머리 쓸어 비녀를 꽂는다 밥하고 설거지하고 쓸고 닦고 물 긷고 소죽 끓이고 밭 매고 나무하고 반복되는 일상 아궁이 불을 지피며 연기를 핑계로 흘리는 눈물이 꽃잎처럼 떨어져 정지문 틈 사이를 막았어도 언제나 비교하지 … Read more

사랑이 슬프지 않아 김경림

사랑이 슬프지 않아 김경림 사랑이 슬프지 않아 김경림 이제 이 시린 겨울이 오겠지 가을 앓이 하듯 영혼이 흔들리고 있어 섭섭해 말아 축하해주고 울지 말아 더 지나면 좋은 날 오고 사람들 축복 속에 살 수 있어 아직은 행운이 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쓰러지지 말길 백세시대 겨우 가을쯤 온 거니 주렁주렁 달린 감도 맛나고 감잎도 웃고 있지!

오늘의 일기 임수현

오늘의 일기 임수현 오늘의 일기 임수현 때론 같이 있어도 혼자인 것처럼 살아야 하고 혼자 있어도 같이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마음 안에 자유를 키우고 멀고도 험한 길이지만 아름답고 신비하기도 한 길을 조용한 내 마음 하나 끌어안고 가는 것 그 끝에는 내 속에 들어 있는 내 마음 하나뿐인 것을. 먼 길이라지만 찰나를 스쳐 가는 삶 이것이 … Read more

삶은 착각 속에 있다 정상화

삶은 착각 속에 있다 정상화 삶은 착각 속에 있다 정상화 자궁에서 탈출한 순간부터 정해진 길을 따라왔을까 때론 아프고 때론 기쁘고 살아서 구불텅거린다 아픈 순간도 끝이 있고 기쁜 순간도 끝이 있으니 길지 않은 순간들에 겸손과 고마움을 배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유가 아니니 누군가에게 가슴을 줄지 언정 머리는 주지 않았으니 그것으로 된 거지 뭐 꽃을 소중히 사랑하지만 … Read more

응어리 이윤선

응어리 이윤선 응어리 이윤선 엇갈리는 말 당신을 위해 한 번쯤 하시지 듣는 이 놀라 자빠지게요 씁쓸한 봄바람은 없지 않습니까 꽃 핀다고 그냥저냥 콧노래 부르시기에 꽃잎 지리 밟혀도 눈물짓지 모르는 꽃이 된 것 모릅니까? 응어리 맺혀 옷고름 동여매게 엇나가는 엇갈리는 당신 헛기침 소리 멍이 들게 하시지 왜! 봄 앞에 풀어 헤치셨는지 묻고 싶어요 또 헷갈리도록 발갛게 … Read more

목련꽃 봉오리 정상화

목련꽃 봉오리 정상화 목련꽃 봉오리 정상화 바람이 목련 심장을 꼬집으니 하늘을 향해 기지게 켠다 얼마나 숨죽였는지 깰까 봐 까치발로 맴돌며 기다림을 위로한 시간 홀로 기다려 보아야 외로움 안다 기다림 없는 만남이 어디 있을까 겨울 보낸 따순 햇살이 웃는다 꽃망울 속에 소복하게 쌓인 봄 이야기 자분자분 털어 내는 순간 울컥울컥, 나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