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속 맑음 홍계숙

우산 속 맑음 홍계숙 우산 속 맑음 홍계숙 빗소리가 밤새 잠 위에서 뛰어놀았습니다 아침까지 닿고야 말았습니다 바람의 방향으로 빗줄기가 휘어집니다 우산도 없이 거리로 나온 나무들이 초록을 헹구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통과한 비의 빛깔들이 바람 뒤에서 얼굴을 내밉니다 저기, 영등포로 가는 버스가 옵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대도 너른 우산 하나 받치고 서 있겠습니다 우산 속 그대 오른쪽 … Read more

참회 백형심

참회 백형심 참회 백형심 무거운 침묵속에 가만가만 당신을 불러 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당신 앞에 앉았습니다 흘러가는 세월속에 혹여 당신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무척이도 애쓰며 살아왔건만 당신 앞에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군요 하지만 제 마음 깊숙한 곳 까지도 환히 꿰뚫어보신 당신 그 동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나요 얼마나 노심초사 하셨나요 이런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 Read more

홍매화 이우만

홍매화 이우만 홍매화 이우만 여린 소녀의 볼처럼 은근슬쩍 수줍은 듯 미소 짓는 때 이른 홍매화!! 겹겹이 둘러싼 병풍 같은 협곡 사이로 인고의 시간 속 따스한 숨결 따라 이 땅에 서광을 비추듯 몽실몽실 붉게 타오르는 열정 천방지축으로 휘날리는 그리움 속에 은은하고 매혹적인 매향으로 빗장을 풀고서 포근한 미소 속에 살포시 여민 화려한 자태, 오가는 길손 황홀경에 빠져버린 … Read more

춘천 가는 길 지훈태

춘천 가는 길 지훈태 춘천 가는 길 지훈태 춘천 가는 길에는 꽃핀다 핑크빛 꽃이 소양강 처녀 치맛바람에 향기로운 바람이 분다 돌아오는 길에도 꽃은 핀다 놓고 오는 사랑이 꽃으로 피는 것일까 길을 앞서 해바라기가 그리 핀다 꼭 피어야 할 그 자리에서 어둠을 지우며

삶과의 길고 긴 로맨스

삶과의 길고 긴 로맨스 삶과의 길고 긴 로맨스 삶 그랬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준 적 한 번 없고 내가 가고픈 길로 가고 싶다 이야기 할 때도 가만히 있어준 적 한번 없었습니다 오히려 늘 허한 가슴으로 알 수 없는 목마름에 여기저기를 헤매게만 했지요 삶 그랬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내가 준 사랑만큼 삶이 내게 … Read more

봄바람 정외숙

봄바람 정외숙 봄바람 정외숙 살며시 찾아온 봄바람은 따뜻한 햇살을 등에 업고 꽃의 향기를 흔들어 낸다 살며시 찾아온 봄바람은 작고 푸른 새싹들의 소근소근한 이야기가 봄 햇살을 간지럽힌다.

부를 수 없는 이름 김성수

부를 수 없는 이름 김성수 부를 수 없는 이름 김성수 수십 년 지나도 생각날 그이름 내 가슴속에 묻혀있는 당신 천만번 불러도 또 부르고 싶은 이름 서풍에 부엉이 우는 달밤이면 소나무 가지 사이로내다보는 저 달이 바로 그옛날 미소짓던 당신 지치고 힘들 때 언제나바라보고 힘내라 꼭안아주며 토닥이던 당신 무릎에 뉘우고 토닥이며 도란도란 옛날 얘기 같은 얘기를 해주던 … Read more

그런 날은 임수현

그런 날은 임수현 그런 날은 임수현 그 마음 떠났다 해서 내 마음 접히는 것 아닙니다. 내 마음 떠나왔다 해서 그 마음도 접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마음 떠나고 내 마음 떠나도 접히지 못한 결과결 사이에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봄바람 닮은 부드럽고 알싸한 그리움 말입니다. 어쩌다 마음 멀어져 잊는다고 해도 그가 나를 잊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 Read more

눈물처럼 살게 하소서 정상화

눈물처럼 살게 하소서 정상화 눈물처럼 살게 하소서 정상화 눈물 흘리니 푸른들 푸른빛 속으로 푸른 물이 든다 그래서 하늘은 가끔은 울고 싶은 거지 우리도 가끔은 이웃 위해 눈물 흘리자 어쩜 눈물은 따스한 가슴의 증거일 거다 나눈다는 것 아픔도 포함된 거니까 겨울을 이긴 푸른 생명을 흙속에 묻는 농심도 아프니까 삽질하며 데워진 가슴을 봄비로 식히니 피지직 김이 피어오르고 … Read more

거리 제한 이윤선

거리 제한 이윤선 거리 제한 이윤선 당신을 또 만났어도 그때와 달라 미안합니다 두 손잡고 살며시 어루만지던 여린 어깨와 볼 사이로 낯가림은 무색하게 또 만난 자리는 다섯 발자국 자로 재고 맙니다 예전처럼 꽃은 피었는데요 나무는 푸르른데요 햇살은 따뜻한데요 또 만난 반가움 다섯 발자국 당신도 저도 미련 없이 차 한잔도 권하지 않아도 입 막은 하얀 손수건 그래도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