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야 홍매화야 전해정

매화야 홍매화야 전해정 매화야 홍매화야 전해정 긴겨울 잠에서 깨어나 초롱초롱한 두눈뜨고 붉은 연정담아 유혹의 손짓하네 봄처녀 젖가슴 마냥 봉곳이 솟아난 고운자태 나목의 빈가지 옷 입히며 요염한 눈빛으로 옷깃을 잡는다 나한번 봐 줘요 한번만 봐 주세요 지나가는 봄바람 힐끔 거리며 매화야 매화야 네 이름 홍매화 니라 내 알고 있느니 어험 어험 잔기침만 토해낸다

새 김순옥

새 김순옥 새 김순옥 창밖 텃새 한 마리 너의 방언으로 눈 뜨는 아침 나는 아직 너의 방언을 해독 못하고 이 행성에서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침이 괴로운 나에게 생금가루 같은 빛나는 햇살을 찍어 나르는 너, 어제의 기류는 망각해 버리고 오늘의 기류로 조망한다지 그래 네가 배달해 주는 이 눈물겨운 하루를 어찌 한다냐 그래 나도 어제의 회오는 지워버리고 … Read more

찔레꽃 필 무렵 김수용

찔레꽃 필 무렵 김수용 찔레꽃 필 무렵 김수용 솔숲 돌담길 사이로 하얀 찔레꽃 필 무렵에 돌아온다던 그 사람 하루하루 기다림 속에 화사했던 꽃마저 바람에 하나둘 떨어지고 초승달 아래 꽃 한 송이 고독을 숨기운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니 행여나 무심한 당신 오늘 밤 살포시 돌아온다면 애가 타 넘치고 넘친 눈물 어디에 숨겨야 하나.

언젠가는

언젠가는 언젠가는 행복을 위해 기준을 세우면 그 선을 맞추려고 애쓰니 힘들겁니다. 막연하지만 언젠가 눈부시게 행복한 일상을 마주할 날이 올 것을 기대합니다. 내가 가는 행복의 길은 느리고 게으릅니다. 일찍 도착할 마음이 없기에 여유로운 산책과 같습니다. 행복에 일찍 도착하려고 서두르다 다른 많은 것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즐거움의 길도, 아픔의 길도, 외로움의 길도 천천히 극복하며 다다른 행복의 길에 누구보다 … Read more

봄처녀나비의 마음 양동애

봄처녀나비의 마음 양동애 봄처녀나비의 마음 양동애 아직도 남아 있는 쌀쌀맞은 잔설의 여운 얼얼한 표정을 짓지만, 산천초목 맑은 햇살 곱게 총총 내려앉으니 어깨춤 너머로 꽃물결 넘실대는 가냘픈 소녀의 미묘한 감성 여기저기 나풀거린다네. 긴 생머리 풀어헤친 볼그스레한 얼굴의 봄처녀나비. 연분홍 치맛자락 휘날리며 가벼운 발자국 남기는 곳곳마다, 새봄의 정적을 깨우고, 화려한 리듬 속에 형형색색 물들이며, 수수하고 매력이 넘치는 … Read more

어느 하루의 안부 원재선

어느 하루의 안부 원재선 어느 하루의 안부 원재선 그대 잘 지내셨나요 그리움에 체해 그루터기였던 마음이 빗장 열어 맘껏 풀린 바다 햇살을 만나 스르르 허물어지며 녹아듭니다 낮게 낮게 드리워져 수런대던 그리움들 조각되어 반짝 눈을 뜨며 아지랑이 같은 바람결을 타는 오후의 춤이 되었지요 소망인냥 기도인냥 농익어 익어 발효 되었을 우리들의 한나절 추억이 실린 기차는 지금쯤 어느역에 당도 … Read more

오래된 슬픔 하나 조서연

오래된 슬픔 하나 조서연 오래된 슬픔 하나 조서연 잘 지내요 그래 너도 잘 지내 짤막한 인사로 아무렇지 않게 먼저 손 내밀어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울음 같은 미소로 쿵쿵대는 가슴 애써 누르며 서로 어색하게 돌아서 걷는 다리에 힘이 빠져 엎드린 체 풀리지도 않은 신발 끈을 괜히 다시 묶는 시늉을 해본다 뒤돌아선 그 사람에게 내 슬픔 들킬까 … Read more

봄이 오는 소리 이승해

봄이 오는 소리 이승해 봄이 오는 소리 이승해 깊은 산골 시냇가 얼음장 밑으로 졸졸 흐르는 맑은소리에서 봄에 소리를 듣습니다 동네 처녀들 물동이 이고 가는 복스러운 웃음소리에서도 땅속에서 소곤소곤 숨죽여 속삭임 하는 씨앗에서도 살얼음 밑으로 봄의 움츠림이 서서히 기지개를 필 준비를 합니다 시나브로 올봄을 마중갈 채비를 할까 봅니다 내안에 가득 담아두고 싶은 봄이기에 ..

강가에서 김인숙

강가에서 김인숙 강가에서 김인숙 봄이 오는 강가에 나가 맑은 물, 시원한 바람 소리 세상에 얼룩진 흐린 귓속 말끔히 열어보고 싶네 거센 물줄기 슬픈 울음소리 시끄럽다 아니하고 못내 품어준 그 너른 강가의 돌 안아주고 싶네 고열로 끓어 오르던 여름날 그 열병, 꿋꿋이 끄떡없이 견딘 의지의 너를 만나 보고 싶네 수 없이 오가는 사람들의 발아래 짓눌리어 흩트림 … Read more

예쁜 눈길 하나면 조승용

예쁜 눈길 하나면 조승용 예쁜 눈길 하나면 조승용 꽃은 자신이 예쁜 줄 모릅니다 사람들이 보고서 예쁘다 느낄 뿐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나를 예쁘게 바라보아주어야 내가 예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예쁘게 바라보는 그 눈길 때문에 예쁜 눈길 다시 건네게 됩니다 그러면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꽃밭으로 변하게 됩니다 세상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일 단지 예쁜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