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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날의 시간 여행 김기철 가난한 날의 시간 여행 김기철 일생에 딱 한 번 타임머신을 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 수만 있다면 미래보다 과거로 가고 싶습니다 유년의 그 하늘 새처럼 날아가 그때 그 모습, 내 동무들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내 그리운 사람들 모두 모두 만나 내 외롭고 슬픈 … Read more

가고 없는 날 문태후 가고 없는 날 문태후 바람에 푸른 소나무가 흔들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가지에 맺힌 가시을 뚫고 추억들이 쪼개진다 돌아앉은 산은 말이 없고 돌아선 그 시간은 산 그림자 되어 발등을 찍는다 나이테에 새겨진 만큼 솔방울이 터진다

라일락 김미경 라일락 김미경 봄처녀 마음을 훔쳐 간 하얀 속살 리락 꽃 딸랑딸랑 꽃잎 흔들어 연인들 발 길 멈추게 하니 소녀 가슴 흠뻑 적시 우고 그 향기 품은 연인의 달콤함이 라일락 꽃향기 되어 짙게 퍼진다 풀어보는 꿈의 향연 그곳엔 늘 라일락이 함께 자라고 있었다 우리 집 뜰에 꿈을 키우게 한 라일락 사랑 꽃 향기 날리며 … Read more

봄바람이 스치면 조은영 봄바람이 스치면 조은영 들에도 산에도 무지개 꽃이 피어나네요 봄바람 스치기만 하면 행복한 꽃들이 방긋방긋 피어나네요 깊은 산 나무 곁에도 깊섶에 돌덩이 옆에도 크고 작은 꽃들이 삼삼오오 피어나 봄을 노래하네요 봄바람은 그대를 닮았네요 바라만 봐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그대 여기저기 행복이 피어나요 따스한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순간에 만족하는 삶 순간에 만족하는 삶 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을 모아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 할 뿐이다 -릴케-

라일락꽃 피는 봄이면 박명숙 라일락꽃 피는 봄이면 박명숙 내가 거기에 있는 날은 너도 거기에 찾아왔다 라일락꽃 피는 봄이면 바람에 실려 오는 보랏빛 짙은 향기에 젖어 서성이며 수줍던 너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말없이 그저 말없이 너의 향기에 취해 두 눈을 감으면 다정한 미소를 주고받던 우리의 이야기가 보랏빛으로 피어난다 이 계절이 지나면 또다시 그리움으로 찾아오겠지 그렇게 소녀가 … Read more

나무의 이웃 나동수 나무의 이웃 나동수 어느 따스한 봄날 엄마 품을 벗어나 바람 타고 날아가 땅에 자리 잡았어. 풀과 잔듸에게 싹 틔우는 법을 배우고 지렁이와 곤충의 도움으로 뿌리 내렸지. 하늘은 내게 물을 주고 땅은 내게 양분을 주고 햇빛은 나를 성장시키고 바람은 땀을 훔쳐 주었어. 태풍이 나를 흔들고 송충이가 잎을 갉았지만 주위의 작은 생명들과 하늘과 땅 … Read more

감정 정외숙 감정 정외숙 눈앞에 벌어진 단순한 일이 특별한 감정으로 다가올 때 아름다운 감정을 짓누르지 못한 분노가 부끄럽게 느껴질 때 내 몫이 아닌 것을 바라보는 지나친 관심에 외로움을 느낄 때 고통스런 집착에서 벗어나 믿음을 선택할 때 관심은 강한 긍정을 낳고 진짜 감정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예쁘게 포장된다.

잃어버린 언약 김수용 잃어버린 언약 김수용 바람에 흐느껴 울던 봄의 전령사 개나리 꽃 진달래 꽃 무정한 세월에 화사했던 생을 다하고 떠나간 사랑 기다리던 곱디 고운 라일락 꽃 그리운 사랑 찾아 오늘도 화사하게 피었네 화려한 외모에 숨겨둔 외로움 쓸쓸함 손가락 걸며 맹세했던 잃어버린 언약 임을 향한 그리운 사연 떠도는 꽃향기에 가득 담아 머나먼 곳 보고픈 임에게 … Read more

여인 임수현 여인 임수현 게으른 여인 봄바람에 치맛자락 날리며 담장 아래 여린 머위 소금물에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버무리고 소나무 아래 달래랑 빈 나무에서 솟아오른 두릅에 점심상이 향긋하다. 봄이 한껏 익었다 지금의 내 나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