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
비애 비애 호젓한 세기의 달을 따라 알 듯 모를 듯 한데로 거닐과저! 아닌 밤중에 튀기듯이 잠자리를 뛰쳐 끝없는 광야를 홀로 거니는 사람의 심사는 외로우려니 아- 이 젊은이는 피라미드처럼 슬프구나 -윤동주-
비애 비애 호젓한 세기의 달을 따라 알 듯 모를 듯 한데로 거닐과저! 아닌 밤중에 튀기듯이 잠자리를 뛰쳐 끝없는 광야를 홀로 거니는 사람의 심사는 외로우려니 아- 이 젊은이는 피라미드처럼 슬프구나 -윤동주-
이불 이불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윤동주-
산유화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
푸르른 날 푸르른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기왓장 내외 기왓장 내외 비오는 날 저녁에 기왓장 내외 잃어버린 외아들 생각나선지 꼬부라진 잔등을 어루만지며 쭈룩쭈룩 구슬피 울음 웁니다 대궐 지붕 위에서 기왓장 내외 아름답던 옛날이 그리워선지 주름 잡힌 얼굴을 어루만지며 물끄러미 하늘만 쳐다봅니다. -윤동주-
못잊어 못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오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어요. 그런 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뜨리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나겠지요? -김소월-
조개껍질 바닷물 소리 듣고 싶어 조개껍질 바닷물 소리 듣고 싶어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 언니 바닷가에서 주워 온 조개껍데기 여긴 여긴 북쪽 나라요 조개는 귀여운 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 놀다, 짝 잃은 조개껍데기 한 짝을 그리워하네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나처럼 그리워하네 물소리 바닷물 소리. -윤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