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돌

태양의 돌 태양의 돌 내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순간 하나만이 이 밤을 되찾고, 꿈 하나에 대항하며 모아 놓은 이미지들을 꿈꾸며, 꿈에 대항하며 모질게 조각된, 이 밤의 허무, 글자글자마다 일어선 맥박을 뽑아 버린 순간만이, 한편 바깥에선 시간이 풀려져 내 영혼의 문들을 부순다 잔혹한 시간표를 지닌 세계, 다만 순간 하나 한편 도시들, 이름들, 맛들, 살아 있는 … Read more

새벽녘의 죽음

새벽녘의 죽음 새벽녘의 죽음 여행자여, 그대는 새벽녘에 길을 떠나야 하오 개의 코끝처럼 축축한 대지 위에 그대의 발을 문질러야 하오 해가 떠올라, 그대의 등불을 끄게 하오 희미한 빗살이 하늘빛 속으로 파고드는 걸 보시오 일찍 일어나 괭이에 붙은 지렁이를 떨치기 위해 무명으로 동여맨 다리, 그대의 그림자를 활기차게 뻗친다오 황혼의 죽음과 슬픈 보복이 아니오 이 부드러운 점화, 살며시 … Read more

배가 오다

배가 오다 배가 오다 알무스타파. 선택받은 자인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자. 뿐만 아니라 시대를 밝혀준 그는, 십이 년 동안이나 올펄레즈 시(市)에서 그를 태워 고향으로 돌아갈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십이 년 째 되던 해. 수확의 달 이엘룰(Ielool) 초이렛날에 그는 성 밖에 있는 한 언덕에 올라, 멀리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때 그는 보았다. 안개에 싸여 … Read more

내 마음 속에 있는 너 이해인

내 마음 속에 있는 너 이해인 내 마음 속에 있는 너 이해인 내 마음속엔 아름다운 굴뚝이 하나 있지 너를 향한 그리움이 하얀 연기로 피어 오르다 노래가 되는 너의 집 이기도 한 나의 집 이 하얀 집으로 너는 오늘도 들어오렴 친구야 전에는 크게 굵게 쏟아지는 소낙비 처럼 한꺼번에 많은것을 이야기 하더니 지금은 적게 내리는 이슬비 처럼 … Read more

내 마음 아실 이

내 마음 아실 이 내 마음 아실 이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 Read more

숲 이상한 열매

숲 이상한 열매 숲 이상한 열매 저 숲속 어디 중심이 있어 자작나무 줄기가 있어 당신의 방향감각을 잃게 하고 당신이 멈춰설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흩어집니다. 숲속의 아득한 길을 따라 당신은 왔습니다. 어쩌면 동그라미 같은 삶의 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버섯이며 그루터기 등속이 늘 아름답게 나타나곤 했지요. 아아, 우리는 왜 그렇게 스쳐 지나왔을까요? 여기저기 검은 딸기가 산을 뒤덮고 불탄 … Read more

버드나무 정원에서

버드나무 정원에서 버드나무 정원에서 버드나무 정원에서 그녀와 나 만났었네. 눈처럼 흰 작은 발로 버드나무 정원을 지나며 그녀는 내게 일러주었지. 나뭇가지에 잎이 자라듯 사랑을 수월히 여기라고. 그러나 난 젊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 들으려 하지 않았네. 강가 들판에서 그녀와 나 서 있었네. 기대인 내 어깨 위에 눈처럼 흰 손을 얹으며 그녀는 내게 일러주었지. 둑에 풀이 자라듯 인생을 … Read more

천국으로 가는 시

천국으로 가는 시 천국으로 가는 시 삶의 끝에 서면 너희 또한 자신이 했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동안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가 하는 것뿐이다. 너희는 행복했는가? 다정했는가? 자상했는가? 남들을 보살피고 동정하고 이해했는가? 너그럽고 잘 베풀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했는가? 너희 영혼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 Read more

죽어가는 아이

죽어가는 아이 죽어가는 아이 엄마, 너무 지쳐 쉬고만 싶어요. 엄마 품에서 잠들게 해 주세요. 엄마의 눈물이 내 뺨을 적시네요. 여기는 춥고, 밖은 폭풍이 일지만, 가물거리는 내 눈앞에 천사들이 보여 난 그만 눈 감아 버려요. 엄마, 내 옆에 천사가 있어요. 음악 소리도 들려요. 엄마, 저 천사 좀 보세요. 아름다운 하얀 날개를 갖고 있어요. 하느님의 선물인가 봐요. … Read more

가지 않은 길

가지 않은 길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