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나동수

흑백사진 나동수 흑백사진 나동수 화려한 꽃이 예뻐 보이고 화려한 인생이 좋아 보여도 화려한 꽃에는 벌레들 꼬이고 화려한 인생은 질 때 서럽다. 화려하지 않아도 들꽃은 아름답고 박물관 흑백사진은 감동이 묻어나오니 색깔을 빼면 들꽃처럼 수수해지고 색깔을 빼면 은은한 감동이 남는다. 색깔 좀 빼면, 낡아도 봐 줄만 하다. ♨ 詩가 있는 부산 ▷ ArtistBusan.com

우리는 김해정

우리는 김해정 우리는 김해정 너와 나 사이에 사람과 사람이라는 소통의 길이 있습니다 비스듬히 기대어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로 말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건 거친 세상을 함께 바라보는 것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서로에게 감사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구름처럼 흘러가는 것 바위틈에 피어나는 들꽃입니다 허물을 덮어주고 상한 마음 토닥이며 부족함을 서로가 채워가며 소주 한 병에 결핍된 행복 따뜻하게 … Read more

바람개비 박동환

바람개비 박동환 바람개비 박동환 바람 불면 치자꽃 향기 진하게 마음속에 맴도는데 알 수 없는 속마음은 바람개비처럼 돌아갑니다 ♨ 詩가 있는 부산 ▷ ArtistBusan.com

풍경 이형곤

풍경 이형곤 풍경 이형곤 관음전 추녀 끝 쇠줄에 묶여 사는 물고기 한 마리 강산이 몇번씩이나 변하도록 속세의 연을 끊지 못했나 배운 거라곤 쨍그랑 쨍그랑 딱 한 줄 염불 뿐이네. ♨ 詩가 있는 부산 ▷ ArtistBusan.com

가을 길목 여덕주

가을 길목 여덕주 가을 길목 여덕주 귀뚜라미 숨어우는 저물녘 땅거미 밝히는데 한 점 바람으로 마주 선 그대 그리고 나 온 이 없고 가는 이 없는 그렁한 달봉재여귀뜰 언덕 마음의 새 한 마리 살며시 가슴으로 묻는 안부는 깊게 담긴 초상 흘러가는 은하수 길에 바람 흐르고 묵묵한 경적이 흐르는 발톱 세운 고독 길섶 빈 그림자만 품에 안기는 … Read more

을 쫓다 나영민

을 쫓다 나영민 을 쫓다 나영민 스르르 빠져나가더니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다가 저 멀리 풍경을 바라본다 머릿속에서 끊어져 버린 생각들 실뭉치 한가닥만 잡으면 술술 실타래 풀리듯 풀릴 것인데 선뜻 잡히지 않는 가닥의 꼬투리 뜸을 들인다 무쇠솥에 하얀 쌀밥 구수하게 퍼지는 뽀얀 김 서림 도란도란 탱글탱글 살이 부푼 시어들 ♨ … Read more

칠월 이시향

칠월 이시향 칠월 이시향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칠월에는 푸른 숲 그늘에서 하늘을 보자! 퇴적층으로 쌓이는 일상적인 일들 툭툭 털어 잠시 묻어 두고 자연과 하나 되어 초록이 뿜어내는 숨소리에 흠뻑 젖어 보자! ♨ 詩가 있는 부산 ▷ ArtistBusan.com

내 찻잔 속에는 안귀숙

내 찻잔 속에는 안귀숙 내 찻잔 속에는 안귀숙 차 한잔 속에 떠오르는 얼굴 잊어야할까 사랑해야할까 하면서 마셨다 한잔속에서 그려지는 얼굴 지워야할까 다시 그려야할까 마셨다 한잔속에 그대의 눈동자 내 모습을 담아놓을까 아니면 지워버렸을까 내 찻잔 속에는 그대의맘을 담아서 마시고 또 마셨지만 웬지 느낌을 알수가 없다 이미 떠났다고 생각하면 지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잠시 오해했다고 말하면 어떻게 … Read more

길 김순옥

길 김순옥 길 김순옥 국도변에 영접하듯 늘어선 접시꽃들 순간을 스쳐가는 시간, 차, 나에게로 다가선다 만면으로 활짝 접시에 넘치는 빛나는 햇살들 차린 것은 없지만 다음에 또 오시라고 취약해진 누선淚腺의 약점을 건드린다 아름다운 접시에 담긴 눈부신 햇살 속에는 젊음을 건너던 넘치던 편린들이 주르르 쏟아져 내린다 빛나던 태양, 불타던 칸나, 왕성하던 녹음, 생의 절정을 치다르던 매미….. 산 들 … Read more

네가 머무는 곳에 차성기

네가 머무는 곳에 차성기 네가 머무는 곳에 차성기 따스한 바람이 부는 곳에 꽃이 피어나듯이 네 손길이 닿은 곳에 사랑이 피어나겠지 분홍을 터트려낼 나무가 때를 기다리듯이 네 사랑도 한 계절을 지천으로 피워낼 테니까 시간이 지나고 높이 쌓은 행복이 무너질까 두려울 때면 너는 아래에 시선을 두지말고 하늘 한번 쳐다봐 쌓아 올린 행복들 사이 불안이라는 작은 틈들은 너에게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