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자리 박명숙

당신이 떠난 자리 박명숙 당신이 떠난 자리 박명숙 엄마 울 엄마 허물처럼 우리 곁에 환영만 남기시고 꽃처럼 곱게 치장하시고 한 줌 흙으로 홀연히 먼 길 떠나셨습니다 가을 하늘이 참 예쁜 날 몽글몽글 구름 꽃 따라 서러운 이별을 하고 멀리멀리 떠나셨습니다 엄마 얼굴 대신 오늘은 둥근달을 보았습니다 내년에도 둥근달이 떠오르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날 차가운 달님 따뜻한 … Read more

꽃무릇 류인순

꽃무릇 류인순 꽃무릇 류인순 생에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슬픈 사랑이라면 차라리 사랑이라 하지 말 것을 설렘으로 발그레한 뺨에 긴 목 빼고 속눈썹 추켜올려 오늘도 임 기다리다 선홍빛 눈물만 흐르고 숨바꼭질하는 슬픈 사랑아 그리움에 온몸 불타오르다 힘없이 지쳐 쓰러지는 날 임이여 정녕 그때 오시려나.

가을 사랑 김화숙

가을 사랑 김화숙 가을 사랑 김화숙 푸른 별 추억하나 가지 끝에 걸려있고 밤새워 피운 이슬 꽃 아침을 단장하네 거울 앞에 선 여인의 향기 붉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라벤더 향 향수를 뿌리고 사뿐사뿐 걷는 길 위에 감미로운 그대의 속삭임 애잔한 꽃등을 밝히네 눈속에 익힌사랑 가슴에 묻은 기억 절정의 가을 속으로 찬란히 빛나리

생각은 가슴이 합니다

생각은 가슴이 합니다 생각은 가슴이 합니다 생각은 가슴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생각합니다. 누구도 머리에 손을 얹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각이란 잊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가슴에 담는 것입니다. 생각은 자기가 사랑할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생각은 자기가 책임질 세계를 포옹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은 가슴 두근거리게 합니다. 생각은 용기이고 애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 Read more

가을의 조각들 안귀숙

가을의 조각들 안귀숙 가을의 조각들 안귀숙 예쁘게 곱게 물든 나뭇잎 한장 줏어들고 그리운 이름을 적어 비밀스런 책 갈피에 감춰 두었다 푸른 빛을 품고 온 봄 향을 따라 신록의 열풍으로 익어가던 여름을 만났고 바스락 사그락 소리에 가을이 영글어 가고 있음을 가을 숲은 가까이 나무가지 끝에 걸터앉았다 계절이 바뀌고 내 모습도 변해 탈색되어 감을 서로 닮아 있고 … Read more

그 가을인가 정복자

그 가을인가 정복자 그 가을인가 정복자 느린 걸음이던 가을이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다 뭉그적대던 여름이 미련을 들고 가버린 것이다 왁자지껄하던 숲의 소리 벌써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갈대숲에 귀뚜라미 소리 처연히 깊어지고 깊어져서 전신까지 스며든다 너울춤에 스며든다 형형색색 피어난 꽃 속에 꽃 나도 꽃일 때가 있었다, 그땐 누가 더 예쁜지 견줄 만했다. 반추해 가을을 해석한다.

이런 사람이 좋아요 안광수

이런 사람이 좋아요 안광수 이런 사람이 좋아요 안광수 하늘같이 밝은 사람 구름같이 포근한 사람 해바라기같이 환하게 웃는 사람 산같이 듬직한 마음을 가진 사람 바다같이 포옹할 줄 아는 사람 꽃과 향기가 고루 갖춘 당신 같은 사람 시기와 질투하지 않고 언제나 신선함을 주는 나무 같은 사람 언제나 낮은 곳으로 향하며 걸림돌 있으면 비켜가고 순리대로 따라가는 물길 같은 … Read more

시객 차성기

시객 차성기 시객 차성기 나비의 날갯짓은 꽃으로 춤을 추고 구름은 산 위에서 바다로 흘러갈 제 안개로 둘러싸인 곳 백조들이 노닌다 어머니 품속 같은 포근한 대지 위에 순수한 금빛으로 물드는 아가씨여 별빛에 눈을 밝히고 달빛 노래 들으렴 깨닫고 못 깨닫는 절묘한 시어 하나 아무도 읊지 않는 시 한 수 읊조리며 자연을 품에 안은 채 바람 따라, … Read more

잠자리 김순옥

잠자리 김순옥 잠자리 김순옥 너는 풍경을 잔치로 만들었다 하얀 빨래 마당에서 펄럭이면 차일 밑에 잔칫날처럼 넘나들었다 빨간 고추 멍석 위에서 몸을 말리면 비단 날개 부채 펴고 하늘과 땅 사이 풍년의 완성을 빙빙 축복으로 호응했다 무엇보다 산에서 들에서 즐거웠던 학동 시절 내 어린 심상의 여름방학 희열도 몸짓해 주어서 이 세상 소풍 마치고 가는 날에는 네가 있어 … Read more

마음 김미경

마음 김미경 마음 김미경 내 인생 가을엔 글 벗에게 행복을 위해 노력했냐고 묻고 싶습니다 가을처럼 다정다감한 벗으로 보듬어 안겠습니다 이 가을엔 나를 믿어주는 당신의 힘으로 마음 시를 쓰겠습니다 마음씨는 아픔과 고통을 글로 사랑하겠습니다 아웃풋 활동을 하며 기억에 남을 마음 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