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풍경 나영민

계절 풍경 나영민 계절 풍경 나영민 하늘 높고 바람결 살랑살랑 풍요로운 황금벌판으로 가을 나들이 오세요 논두렁 길을 헤치고 가다 보면 메뚜기떼 펄떡거리고 앙증스러운 꽃과 눈 맞춤 있지요 생뚱맞게 외면하지 마세요 환한 기색으로 반겨 주면 미소로 화답해 순간 꽃이 됩니다 벼 이삭들이 묵직하게 고개 숙여 가을의 풍요로움에 물들고 코스모스 한몫 거들어 살랑댑니다 누구나가 계절 풍경 속에 … Read more

길 이시향

길 이시향 길 이시향 저 길의 끝에 가면 탈출구 있겠거니 포기 않고 끝까지 꼭대기에 올라가도 탈출구 찾을 수 없는 까마득한 현실만 또 다른 길을 찾아 출입구 이어지니 지나온 내 삶들이 아득히 멀어지고 새로운 탈출구 찾아 쉼 없이 걷는 오늘

가을을 만나다 정외숙

가을을 만나다 정외숙 가을을 만나다 정외숙 스쳐가는 느낌에서 가을바람이라고 속삭이듯 지나가는 기분 좋은 바람이다 가을이 왔다 이 가을 깊어지기 전에 바람을 어깨에 메고 벗 삼아 산책이라도 다녀와야지.

거미줄 문영길

거미줄 문영길 거미줄 문영길 습관을 더듬어 그물 꿰는 어둠침침한 눈으로 틈을 엮어 기회를 엿보며 요행으로 잘못 이해한 것들이 버둥거리길 숨죽여 기다리는 일상이다 아슬아슬한 생의 경계에서 눈속임의 찰나가 밥을 낚아챌 때까지 가끔 기다림이 독이 될까봐 이슬방울로 업보를 씻는 주둥이 공들여 신전을 지어 바치고서야 허락되는 한 끼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허공에 생존을 위한 고단함으로 힘줄보다 … Read more

산세베리아 맹태영

산세베리아 맹태영 산세베리아 맹태영 어정쩡하게 허기를 느낄 즈음 공복을 깨는 한 통의 전화 꽃 배달 왔습니다. 사무실에 계십니까? 채 전화도 끊기 전에 생일 축하한다고 쓰인 노란색 리본을 두른 화분이 걸어왔다 곧은 잎은 연한 무늬가 추상화처럼 그려져 있었는데 정화 능력을 가진 산세베리아였다 선물 보낸 분이 비밀리에 사무실에 와서 몰카를 설치했을까 어떻게 이렇게 나를 잘 알 수 … Read more

수채화 이기택

수채화 이기택 수채화 이기택 하얀 도화지 위에 들꽃 그려 향기를 담으니 나비 날아와 꽃잎에 입맞춤하고 넓은 초원에 울창한 숲을 그려 푸르름에 생명을 더하니 산새들이 둥지 틀어 노래를 한다. 노을빛 가득한 바다 화폭에 담으니 일렁이는 잔 물결 내 손등 간질이고 텅 빈 내 마음 수묵화로 그렸더니 아련한 추억만 흐놀더라

잃어버린 가을 석운영

잃어버린 가을 석운영 잃어버린 가을 석운영 가을은 벌써 왔는데 아직 난 기다림 속에 서 있다 혹여 내가 찾는 가을은 올해도 진정 오지 않는 걸까? 나 홀로 장승이 돼버린 채 아직도 내 마음에 가을을 찾고 있다 정녕 만날 수는 있으랴 잃어버린 나의 가을이여

달맞이꽃 이정민

달맞이꽃 이정민 달맞이꽃 이정민 아득히 먼 곳에서 그대 나를 모른다 해도 나, 당신이 좋아요 닿을 수 없는 간절한 사랑 밤이면 노란 등불 켜고 동구 밖 너머 고개 내밀어 이제나저제나 말없이 기다리는 달 바라기의 연모지정 별빛 사라지고 새벽녘에 쓰러지는 그대 그림자 끌어안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지 못해 오롯이 지는 순간까지 등불 밝히는 기다림이여

그리움 2 서형오

그리움 2 서형오 그리움 2 서형오 아침 일곱 시 달과 별들이 꺼지고 해가 켜지는 알전구들의 교대 시간 밤사이 켜져서는 꺼지지 않는 사람 하나

청춘으로 가는 가을이여 안광수

청춘으로 가는 가을이여 안광수 청춘으로 가는 가을이여 안광수 푸른 하늘 쪼개놓은 삼 분의 일 마음에 씨앗을 뿌린다 기암괴석 물들인 단풍 세월에 아랑곳하지 않는 절벽의 저 소나무 가거라 세월아 풀 내음 맡으면서 어여쁜 꽃향기 온몸에 투석하고 하늘 높이 날아가리 청춘의 덫에 지적이는 산새가 되어 창공의 바다로 훨훨 날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