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밥그릇은 서형오

아버지 밥그릇은 서형오 아버지 밥그릇은 서형오 할머니와 아버지의 겸상밥이 안방 아랫목에 놓이고 푹신푹신 부푼 노오란 계란찜 종발이 있습니다 고구마를 다 캐낸 밭두둑 같은 할머니의 잇몸에서 고소하고 짭조름하게 부서지는 계란찜 아버지도 한 술 움푹 떠서 입으로 가져갑니다 우리가 둘러앉은 두리반엔 없는 계란찜 내가 살피는 낌새가 또렷할 텐데도 눈길은 서로 만나지 않고 자꾸 낮아지는 계란찜만 바라보는데 그릇 … Read more

옛님의 눈물 나동수

옛님의 눈물 나동수 옛님의 눈물 나동수 세월 넘어 돌아온 계절을 따라 그리움 아름답게 물을 들이고 한닢 한닢 피어난 애틋한 정은 기나긴 세월만큼 깊어졌구나. 아름답던 잎들은 색이 바래고 차갑게 나뒹구는 노쇠한 가을 애달파 맺힌 이슬 햇살이 흘러 아롱다롱 피어나는 옛님의 눈물.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성숙한 말의 온도 김해정

성숙한 말의 온도 김해정 성숙한 말의 온도 김해정 내 마음에서 요동치는 말랑말랑 동그란 말 얼마만큼의 시간에 적당한 뜸을 들여야 하는지 머리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에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감정들 가끔은 기쁨도 슬픔도 낙엽 뒹굴듯 구르며 조금씩 곡선으로 닳아가는 포용할 수 없는 말의 굴곡들 서로가 무뎌짐이 때론 무관심에서 오는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의 온도일까?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당신은 참 좋은 사람 이우만

당신은 참 좋은 사람 이우만 당신은 참 좋은 사람 이우만 이른 아침의 창 한 줌의 햇살로 다가와 가벼운 미소로 설렘을 주는 당신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부드러운 향기로 다가와 진한 여운 속에 달콤함으로 아무런 이유 없이 시간의 공간 속에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공유할 수 있는 그냥 편안함을 느끼는 당신 침묵 속에서도 어색하지 않고 무덤 듦 … Read more

시장 가는 길 이형곤

시장 가는 길 이형곤 시장 가는 길 이형곤 계곡물 따라 나있는 이 길이 좋다 재잘대는 물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는 나팔꽃, 아직도 미련이 남은 몇 송이 능소화가 애처로운 길 “제발 꺾지마세요” 장미 없는 울타리에 하소연만 걸려있는 길 으시시 한 굴다리는 바삐 지나고 입춘대길 커다랗게 붙은 대문 지나서 개조심 대문 앞은 살금살금 숨죽이고 지나고 고추잠자리 앞서가며 맴도는 … Read more

애증의 그림자 나영민

애증의 그림자 나영민 애증의 그림자 나영민 가느다란 줄기 하늘하늘 바람결에 흔들림 없이 꿋꿋한 꽃무릇 펼쳐 놓은 사연은 알고 보면 우물에 퍼 올린 두레박에 담긴 깊은 물 같았다 좋으면 좋은 데로 아프면 아픈 데로 각자 짊어지고 가야 할 무게 조금씩 덜어내고 서서히 삭이다 보면 인생살이 홀가분해질 텐데 뉘엿뉘엿 해가 저물 때 가슴에 밀려드는 사금파리 조각들 깊은 … Read more

사랑하는 이여 이시향

사랑하는 이여 이시향 사랑하는 이여 이시향 소중한 인연이란 잃어버림으로써 진실로 느껴지는 것 견디기 어려운 참 사랑의 진리도 비워냄으로 가능한 것 사랑하는 이여 우리 남은 생 바람을 닮아 비켜간다 하여도 빛났던 사랑은 기억하며 남겨두자 나를 영원케 했던 사람이여!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소중한 사랑 안귀숙

소중한 사랑 안귀숙 소중한 사랑 안귀숙 내게는 너무 힘들게 얻은 사랑인 것을 누군가는 나쁜 짓이라 욕할 때 내게는 너무 소중한 사람을 누군가는 나쁜 사람이라 욕할 때 많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 감정이 지금의 사랑을 갉아먹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오늘은 그냥 막 행복해 버리자고…

단풍 이태기

단풍 이태기 단풍 이태기 잎으로 말해오던 나무는 천형의 한자리가 서러웠던가 답답증에 속이 탔던가 항변이 붉게 익어간다 체념의 계절이 오기 전 나도 가을 나무다 묶인 몸에도 연한 생각은 자라왔지만 천형의 족쇄 풀 수 없어 울혈이 된 듯 취한 듯 언어가 붉어진다 그대여

그리움 한 조각 김해정

그리움 한 조각 김해정 그리움 한 조각 김해정 구름 끝에 그대 마음이 서 있어요 추억으로 말하니 가슴에 그리움이라는 모닥불 타닥타닥 피 올라 계절을 마주한 바람 붉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 외로운 고독 가을빛 신열에 몸살 앓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