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산법 서형오

어떤 계산법 서형오 어떤 계산법 서형오 일요일 아침 목욕쟁이 외할아버지 목욕하고 가시는 길에 우리 집에 들러서 용돈을 주고 가셨죠 언니는 만 원 나는 팔천 원 언니에게 물었죠 내 것 반을 줄 테니 언니도 그리하겠느냐고 언니는 고개를 끄떡끄떡 그래서 언니도 구천 원 나도 구천 원 요즘도 우리는 용돈을 받으면 서로 절반을 떼 주지요 ♨ 소식받기 ▷ … Read more

감기들기 좋은 날 나동수

감기들기 좋은 날 나동수 감기들기 좋은 날 나동수 오늘 아침 출근길 잠바를 걸쳤는데도 조금 추웠습니다. 감기들기 좋은 날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낙엽도 추웠는지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습니다. 감기들기 좋은 날입니다. 남들 단풍놀이 갈 때 내 가슴에 머릴 파묻고 오들오들 떨던 그대 감기들기 좋은 날입니다. 어디에 있든 오늘은 감기들기 좋은 날입니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11월의 안부 김해정

11월의 안부 김해정 11월의 안부 김해정 들녘 허수아비도 장기 휴업에 들어갔다 은색 바람에 낙엽이 흩어지고 날리면 자꾸만 짧아지는 햇볕 등 뒤로 헛된 근심이 흔들리는 삶의 한 가닥 초연히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이 있다 까만 무쇠솥에서는 말간 누룽지 물이 펄펄 끓고 유리창으로 뿌옇게 앉은 성에 저물 무렵, 뭉툭하게 닳아가 그리움의 안부 환하게 내려앉는 11월은 차갑지만, 온기를 느낄 … Read more

석류 이태기

석류 이태기 석류 이태기 그대를 처음 보고 말들이 자랐어요 온몸 비집고 벌집처럼 확산되어요 눌리고 눌려 보석 된 알알이 붉은 고백 못참겠어요 뿜을 거예요 곧 터져요 수류탄

가을이 떠나간 빈자리 김수용

가을이 떠나간 빈자리 김수용 가을이 떠나간 빈자리 김수용 나뭇잎 하나 둘 떨어지니 외로움도 쓸쓸함도 고독마저도 떠나려 한다 갈바람의 몸부림에 서걱서걱 슬피 우는 갈대 지난가을 불타던 너의 정열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깊은 상처 부여잡고 방황하는 너의 모습 아쉬움 속에 투영되는 허무한 그림자 가을이 떠나간 빈자리엔 살며시 겨울이

고엽 김해정

고엽 김해정 고엽 김해정 책갈피에 간직하려는 너의 마음을 잘 알아 안간힘을 쓰며 세상 가운데 매달려있는 내 마음을 헤아려줬으면 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살랑대는 바람이 하는 말 지금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별빛에 흔적이야 남기겠지만 이슬이 주는 마지막 입맞춤이라 찰나의 고요 속으로 사라져간다 우아하지 않게 맴돌다 맴돌다 덩달아 한줄기 생의 허공으로 휘리릭.

가을 노랗게 내리다 백승운

가을 노랗게 내리다 백승운 가을 노랗게 내리다 백승운 새 한 마리 날아오르자 우수수 은행잎이 노랑나비 되어 나풀나풀 날아내려 추락한다 우화를 거친 화려한 변신 눈 깜짝할 사이에 화려한 날개를 달고 흔들리다가 유혹한 것일까 가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이쁜 얼굴 자랑하다 날카로운 부리를 피해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눈물이 난다 그냥 가을에 취하고 깊게 익어가는 숙성의 단맛에 취해 … Read more

떨어지는 별빛이여 박서진

떨어지는 별빛이여 박서진 떨어지는 별빛이여 박서진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와 가슴속 불빛으로 타올라 희망의 노래 부르리오 붉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어둠의 적막 밝혀 빛나리오 뒹구는 인생의 그림자 되지 마시옵고 그저 달빛 아래 눈동자되어 꿈을 그린 순수의 보석이 되리니 떨어지는 가을의 우수여 별빛으로 찬란하소서

숲속의 정원 김해정

숲속의 정원 김해정 숲속의 정원 김해정 나무와 나무 사이 하늘의 따뜻한 버팀목으로 평온한 층적운의 반란 바람결에 풀냄새 싣고 숲길로 걸어온다 계절마다 흩날리는 들숨과 날숨 깊이의 색깔에 수액이 차오르고 푸른 바람과 초록 이파리 향기를 보듬고 다소곳이 숲을 안는다 큰 나무는 큰 나무대로 작은 나무는 작은 나무대로 섞여 저 멀리 숨 가쁘게 뛰노는 새들의 노래 빈 가슴으로 … Read more

사랑하고 싶다 김영자

사랑하고 싶다 김영자 사랑하고 싶다 김영자 사랑하고 싶다 심장이 터질 만큼 가눌 수 없는 마음에 찾아 오는 애틋한 심사는 꽃을 바라보고 별을 바라보고 눈 감지 말라하고 살아갈 세월의 좌표는 사랑으로 채워져야 된다고 지나고 보면 다 헛된 욕심과 부질 없는 허상의 시간이였음을 깨닫기 까지 버릴 수 없던 집착 그건 사랑이 아니었음을 달려가는 가슴이 말하는 뜨거운 열기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