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향 김해정

천리향 김해정 천리향 김해정 그래, 이제 봄 잠시 꿈을 꿉니다 초록의 집에 연분홍 사랑 가만히 눈을 감고 향기를 피우고 햇살이 너무 좋아, 마음을 밀어내 가뿐가뿐 천 리 밖 그대에게 보냅니다 바람이 몇 번 지나가야 달빛이 얼마나 차올라야 향기로움이 전해질까요 내 안의 달콤한 사랑 꿈에서 깨기 전, 그리움 짙어지기 전 천년의 향기 살포시 내려둡니다.

방황 문태후

방황 문태후 방황 문태후 피할 수 없는 세월의 바람은 사라져가고 버릴 수 없는 인생의 흔적은 쌓여가는데 무거우면 떨어지려나 가벼우면 날아가려나 진리에 다가갈수록 뭉클하고 진심이 다가올수록 따스하네 구름은 흐르고 바람은 스치어 무뚝뚝한 순간들을 마주하니 한 발짝 디디며 한주먹 움켜쥐어 모래성을 만들면 작은 파도에도 휩슬린다 기울기에 치우쳐 한 손으로 햇살을 가리려 하고 뒤돌아 눈을 감아도 하늘에 별은 … Read more

어머니의 흔적 박명숙

어머니의 흔적 박명숙 어머니의 흔적 박명숙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 눈언저리가 짓무르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 선한 얼굴빛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잔소리 같은 환청은 겨울바람 타고 윙윙거리며 못 견디게 그리움으로 휘청거리고 아시나요 어머니의 한 숨소리 알게 모르게 몸으로 듣고 있었다는 걸요 장독대에 엄마 냄새는 시원한 발효가 톡톡 소리를 내고 당신의 흔적들을 구석구석 묻혀 놓곤 먼 길 … Read more

자연에 걸린 가락 박명숙

자연에 걸린 가락 박명숙 자연에 걸린 가락 박명숙 마음 언저리에 한 조각 남은 순수함으로 때 묻은 세월을 밝힌다 들꽃의 명언을 읽고 자연의 시편을 펼쳐 맑은 눈빛으로 받아 적으며 자연에서 익히는 삶에 한 편의 시를 걸어 놓는다 한 권의 인생 책을 자연을 통해 읽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인 중에 한 사람이 시 밭을 가꾸며 … Read more

인생 길목에서 최성춘

인생 길목에서 최성춘 인생 길목에서 최성춘 바람 불면 위태로울세라 삶의 간두(竿頭)에 서 있는 사람들의 눈시울이 붉다 비구름 몰려오면 구석진 마음 젖을세라 삶의 어두운 곳에 머무른 사람들의 가슴이 시큰하다 산다는 것이 어디 맑고 청명한 날만 택일하여 살 수 있으랴만, 지나고 보면 어려웠던 순간들 한 번쯤 호되게 견뎌내고 물끄러미 지나온 역정들 되돌아 보리니 인생길에 위태롭게 놓인 걸림돌 … Read more

들꽃에게 주선옥

들꽃에게 주선옥 들꽃에게 주선옥 들숨으로 너의 향기를 보고 날숨으로 너의 자태를 본다 눈을 감고 오롯이 너의 멋스러운 흔들림에 덩달아 갈지자걸음으로 흥겹구나 오고 가는 이 많은 들길이나 제각각이 생각에 잠겨 너를 알지도 못하고 지나가는데 어쩌자고 내게는 말을 걸어 따듯한 약속 하나 잠시 미뤄두고 백치 마음에 향기를 물들이니 이름을 알 수 없는 너에게 언어로서 생명을 줄 터이니 … Read more

오늘은 2 안귀숙

오늘은 2 안귀숙 오늘은 2 안귀숙 오늘은 하늘을 많이 보아야겠다 청명한 하늘을 오늘이 아니면 내일은 다른 하늘인것을 하늘을 바라본다 물끄러미… 무슨 일 일까? 마음에는 그리고 주위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하늘은 그저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의 인생도 다르다 하늘과 인간은 하나일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모두들 열심히 자신의 답을 구하기 위해 산다 범죄자이던 재벌이던 평범한 … Read more

몸부림 이동구

몸부림 이동구 몸부림 이동구 이젠 끝내자고 모두 끝내자고 그칠 줄 모르는 비에 멈추지 않는 눈물 영원 하자던 말 아껴주자던 말 모든 게 거짓이라고 믿을 수 없는 사랑! 몸부림친다 저 하늘도 모든 걸 잃어버린 듯 몸부림친다 이 마음! 세상이 끝난 것처럼 그치지 않는 비처럼 뜨겁게 남은 것들이 하나둘씩 왜 자꾸만 이내 몸 떠나고 있나.

여운이 남을 정종명

여운이 남을 정종명 여운이 남을 정종명 특별한 것도 이상할 것도 없는 지금까지 이어온 연장선 담담하게 새로운 달력을 걸며 크고 거창한 것들은 지우고 여유롭게 주변 풍경과 어깨 맞추며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재산 중의 보배 몸과 마음 올곧은 정신 흐트러지지 않게 간수하고 가벼운 새처럼 한시라도 떠날 채비하며 넉넉한 아름다운 여백을 갖는 아래로 몸 낮추는 물처럼 거미줄에 … Read more

추억 속에 나무 이윤선

추억 속에 나무 이윤선 추억 속에 나무 이윤선 사랑이라는 햇살이 눈부시던 날 한 그루의 벚나무 꽃이었다 바람에 꽃잎이 천천히 떨어지고 봄 햇살에 하염없이 피면서 사랑이라는 그림자가 벚나무 아래 작은 호수처럼 고여 사랑의 속삭임이 동심을 그으면 여자라는 행복은 꽃으로 만개했다 사랑을 할 때 여자는 꽃이 져도 잎새 무성하게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와도 나무로 사는 끝없는 하얀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