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헌산 아랫마을 서숙지

고헌산 아랫마을 서숙지 고헌산 아랫마을 서숙지 영남알프스 9봉 중 하나라는 고헌산이 그림처럼 병풍을 쳤다 수려하게 빚어 내린 등줄기가 건장한 남자의 뒷태를 닮았다 산꿩이 놀다 가고 뻐꾹새가 멋대로 목청을 돋워도 사방은 묵묵부답 오로지 녹음만이 계절을 알려준다 이른 아침 능선을 따라 피어나는 운무 서서히 유영하듯 산허리를 휘감는데 웃자란 풀더미 속에서 설핏 그 음성 들리는 듯 내 허리를 … Read more

사랑의 오페라 이진섭

사랑의 오페라 이진섭 사랑의 오페라 이진섭 꽃무릇 파릇이 올라 예뻐 보이는가 만개한 꽃 아름 피어 아름다웠던가 인연도 사랑이라 이별마저 사랑했었다. 버려야 할 사랑으로 미련을 택했고 때때로 곱게 물들어 떨어진 꽃잎에 사랑만은 살아있으라 꿈속을 헤매었지. 잔잔한 가슴 끝 불어온 파도 소리에 한 움큼 눈 내린 새벽이슬 녹아지면 달이 찬 하늘에 아침 종소리 피고 지고, 수평선 언저리 … Read more

숲은 어미의 심장 정종명

숲은 어미의 심장 정종명 숲은 어미의 심장 정종명 빙수처럼 시원한 품성 품속의 자식들을 살찌우고 아버지처럼 직립으로 서서 토해내는 깨끗한 생명의 양식 정처 없이 떠돌던 작은 새 모나지 않은 가지 끝에 튼 둥지 서툰 듯 가슴을 헤집는 멜로디 지친 맘 위로의 청아한 노랫가락 모나고 둥근 것 가리지 않고 품어 키우느라 잠시도 안주하지 못하는 너그러운 가슴 푸근한 … Read more

삶은 기도입니다 김진수

삶은 기도입니다 김진수 삶은 기도입니다 김진수 어제 하루도 오늘이었음을 모양과 모습이 달라도 가는 길 감사하다 가슴으로 새기며 누군가를 위해 모이는 마음에 기뻐하는 순간은 나를 위한 행복한 지금 머문 곳을 떠나 넓고 깊은 세상 속으로 나를 보내는 걸음이 삶의 기도가 되고 앞서 간 이들의 자취는 내일을 맞이하는 나를 위한 사랑이었네.

시련의 꽃 안광수

시련의 꽃 안광수 시련의 꽃 안광수 시간에 끌려온 시련 묘목을 심고 기르며 비바람 맞으며 성장한 나무 비와 바람이 만나서 햇빛을 보고 뿌리가 뻗어 가며 따가운 햇살에 몸은 꼬여만 가고 볕은 들지 않고 응달에 평생을 웅크리고 옛날 바람보다 닥쳐온 시련은 몸을 묶어놓고 숨만 쉴 정도로 궁핍의 시간에 빛을 쪼개 놓았다 무성했던 나무는 잎이 떨어지고 줄기는 말라비틀어지고 … Read more

개망초라는 이름으로 김경철

개망초라는 이름으로 김경철 개망초라는 이름으로 김경철 예쁘게 피어도 세상에서 잡초 인양 불리고 이름이 있어도 개망초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을까 끈질긴 생명력으로 베어져도 다시 피어나는 흔한 꽃이지만 개망초라는 이름으로 꼭 기억해줄게

아침 이슬 김수용

아침 이슬 김수용 아침 이슬 김수용 아무 말 없이 서성이다가 새벽을 적시며 쓸쓸히 떠나간 당신 그리움에 흐르는 눈물 아침 이슬이 되어 내 님 홀로 가시는 길 구름 속에 살며시 머물다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떠나는 당신 잠시라도 붙잡고 싶어

지 못난 세월의 기억 이진섭

지 못난 세월의 기억 이진섭 지 못난 세월의 기억 이진섭 구름도 꽃내음이 좋아 가져가버리는 세상 꿈을 잊은 빛바랜 사진 속의 회상하나 이제야 눈앞에 아련히 물들어 다가오니, 헐벗은 빈 주머니 채우려 구애를 하듯 그때 그 기억들이 순수하게 다가오더라. 잡초 무성한 긴긴 둑 외길에 흘린 사연은 떨어진 낙엽에 깊게 파묻혀 숨어버리고, 꽃바람 물들라 노랫가락 익어갈 때쯤 불러보리라 … Read more

밀어가 남긴 긴 여운 정종명

밀어가 남긴 긴 여운 정종명 밀어가 남긴 긴 여운 정종명 해맑은 소녀들이 모여 나누는 수다에 뽀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아름다운 추억의 페이지를 뒤적이며 하르르 웃는 소리가 간지럽다 억센 파도가 연락선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열정처럼 암울한 세상 때 묻지 않은 착한 심성에 지나던 거센 바람도 숙연히 옷깃을 가다듬고 하회탈 같은 소탈한 미소가 세파에 찌던 세상의 풍파를 … Read more

소래습지 낭만을 노래한다 김수용

소래습지 낭만을 노래한다 김수용 소래습지 낭만을 노래한다 김수용 소염교 지나서 소래습지 가는 길 길게 뻗은 갯벌 따라 짝 잃은 도요새 한 마리 물가에서 울고 있고 고즈넉한 갈대숲 속엔 적막감만 흐르는데 멈춰버린 배, 텅 빈 바닷가 묻혀버린 고독에 바람마저 삼켜버린 풍차 떠나간 파도 기다리는 해당화 꽃 향기 가득하니 석양에 붉게 물든 소래습지, 낭만을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