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머무는 곳 안귀숙

그대 머무는 곳 안귀숙 그대 머무는 곳 안귀숙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산을 오르는 자는 늘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고 답을 한다 그랬듯이 물고기는 자기가 살고 있는 곳과 물에 대하여 불평하지 않는다 산 바람은 땀에 젖은 몸뚱어리를 유혹하며 지나가는 바람둥이다 그 바람둥이가 왠지 싫지 않다…

인생의 가치 나영민

인생의 가치 나영민 인생의 가치 나영민 긴 세월 살아오면서 결정하기 힘든 일이 많았다 마음에 확 다가서는 이성이 있었지만, 결혼이라는 막중한 의무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결혼했고 선택은 다음이라는 책임감을 훅 던져 주었다 아이를 낳아야 하는 절대절명의 결정이 아닌가 아들딸 구분 없이 딸 둘을 낳았다 생업이 힘든 고비를 수없이 겪었고 그럴때 마다 나의 가치 … Read more

능소화 박명숙

능소화 박명숙 능소화 박명숙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한여름 뙤약볕에 소화의 그리움이 길어진다 날 밝으면 아침 햇살에 세수하고 맑은 얼굴로 담장 넘어 오매불망임을 기다리는 마음 누가 알아주랴 다시 여름이 오고 능소화는 슬픈 넋으로 피어 그리운 이의 가슴에 찾아와 피고 지는 여름날의 연가 그리움에 젖어 있는 늘어진 꽃송이 소화의 길고 긴 여름날이 애처롭게 스며든다 장마와 태풍을 … Read more

너에게 김재균

너에게 김재균 너에게 김재균 다시 너를 만났다 가까이 너를 가지려 한다 여린 봉오리 가녀린 줄기에 탐욕(貪慾)의 침범(侵犯)을 고스란히 거절하는 순수(純粹)의 기다림을 너를 보며 알았다 붉음의 고운 이름으로 이제 난 너를 만난다 심장이 멎을듯한 뜨거움을 안고 너를 다시 만난다

행운목에 꽃이 피면 맹태영

행운목에 꽃이 피면 맹태영 행운목에 꽃이 피면 맹태영 찻집인지 꽃집인지 찰칵찰칵 예쁘다 예쁘다 셔터를 눌러대는데 이 꽃은요, 꽃피우기가 어려운데 봄에 한 번 피었다가 지금 다시 피는 거예요 꽃의 변호인인지 찻집의 주인인지 녹보수 키보다 작은 여자가 묻지도 않았는데 대답을 한다 진짜요? 쓸데없는 리액션을 취하며 듣기 싫은 대답을 물었다 행운목에 꽃이 피면 이 꽃도 핀다던데 그래요? 곧 … Read more

얼굴 김수용

얼굴 김수용 얼굴 김수용 석양이 짙게 물들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그리운 얼굴 잠 못 들어 뒤척이는 고독한 어깨너머로 또 하루가 흔적 없이 사라진다 사랑을 잃어버린 공허한 마음 깊고 깊은 침묵만이 흐르고 캄캄한 어둠 속 떠도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려보는 당신의 얼굴 보고 싶은 얼굴, 사랑하는 사람이여!

젖은 입술 안광수

젖은 입술 안광수 젖은 입술 안광수 사막에 불어오는 입술 불가마에 태우며 거친 숨소리 목마른 갈증에 떨구어진 낙엽을 살며시 주워 담는다 그리움에 태양의 빛을 갈려진 입술에 어머니의 손이 여생이 그려집니다 촉촉이 내리는 간절한 그리움의 빗방울 너와 나의 소망을 안고 입술은 젖어 듭니다

알쏭달쏭 우리말

알쏭달쏭 우리말 알쏭달쏭 우리말 “ 골치거리와 골칫거리 어떤 것이 맞는 말? “, 1. 마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 마을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정답 : 마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일을 잘못하거나 말썽만 피워 언제나 애를 태우게 하는 사람이나 사물

막걸리 안귀숙

막걸리 안귀숙 막걸리 안귀숙 지루한 장마 창밖엔 비 내리고 내 마음엔 여유가 내린다 야채전 한 접시 앞에 두고 뜬구름 잔에 따르니 뽀얀 막걸리 유리창에 빗방울 흘러내리면 달콤한 미소가 목을 타고 넘어간다 한 잔 두 잔 넘치는 잔마다 세월을 담아 낭만을 마시고 석 잔 넉 잔 출렁이는 잔마다 희망을 웃음을 담아 흥얼거린다….

접시꽃 당신 백승운

접시꽃 당신 백승운 접시꽃 당신 백승운 탑이 쌓이고 쌓여 높이가 높아지고 한 방울의 물이 모여 옹달샘이 되고 바다가 되듯 하나에 하나가 모이고 더해진 정열 안으로 담고 담아 주체할 수 없는 열정에 떠져 나오는 뻥튀기처럼 향기를 듬뿍 머금고 갈라져 꽃잎 열고 세상에 우뚝서니 짜릿한 황홀함에 빠져 보내는 찬사 그대인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