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푼다는 것 나눈다는 것이 과연 가진 자만의 특권인가

베푼다는 것 나눈다는 것이 과연 가진 자만의 특권인가 베푼다는 것 나눈다는 것이 과연 가진 자만의 특권인가 늘 부족한 삶에서 무엇을 줄까가 아닌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가난한 그대가 나누는 한 줌의 마음은 부자의 허세에 찌든 물질보다 낫다. 그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은 기름진 물건보다 신선한 말길을 트고 맘은 여는 것을 더 반가이 기다린다. … Read more

진달래 김순옥

진달래 김순옥 진달래 김순옥 모진 겨울 견딘 이 말 없는 산야를 삭풍 몰아칠 때 서로가 서로의 어깨가 된 흙과 나무와 바위들 지난한 넋들을 위로하기 위해 혼신 깊숙히 스며들 애절한 분홍을 꺼낼 줄 너는 아는구나 이 말 없는 산야 말 없음의 말 없는 것들의 심금을 울리기 위해 극치의 분홍을 꺼낼 줄 너는 아는구나 이 말 없는 … Read more

복사꽃 필 때면 안광수

복사꽃 필 때면 안광수 복사꽃 필 때면 안광수 봄바람 불 때면 가슴을 스쳐가는 향기의 몸을 싣고 핑크빛 가슴을 드러내고 서산에 지는 해 붙잡으며 메아리 되어 온 그 음성 그대의 꽃 활짝 핀 꽃다발 한 아름 꺾어 당신이 바라본 언덕을 향하여 불러봅니다 인적 없어 잠자는 오두막집 향기만 풍기고 뻐꾹새는 요란하게 울부짖는다

민들레의 꿈 박귀자

민들레의 꿈 박귀자 민들레의 꿈 박귀자 바람이 심통이나 동네를 휘졌는다 철거가 시작되고 휘돌곳 없어지니 애궂은 빈 집 대문만 요란하게 흔든다 빈 터에 홀로남은 민들레 살판 난듯 하나 둘 서둘르며 비행을 준비한다 하얗게 부풀린 희망 꿈 찾아 길 떠난다

조팝꽃 이태기

조팝꽃 이태기 조팝꽃 이태기 작다고 가냘프다고 할 말이 없을까요? 하찮은 일 꽃말은 틀렸어요 키 크고 우람한 교목들 부럽지 않아요 절 자세히 보아주세요 당신은 배도 가슴도 고프지 않을 거예요 이 온몸 꽃숭어리를 보시나요? 당신을 보고 싶은 눈들이에요 당신을 향한 정성들이에요 나도 모르게 당신께 말들이 터져나와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절 헤아릴 수 있겠나요? 이 … Read more

오는 봄 가는 봄 김승여

오는 봄 가는 봄 김승여 오는 봄 가는 봄 김승여 꽃잎을 떨어 뜨리는 게 어찌 바람뿐일까 꽃잎을 반짝반짝 무성하게 키우는 게 어찌 태양뿐일까 산 이우는 소리도 들어보고 땅이 꺼지는 소리가 들릴 때 하늘도 천둥을 치고 비도 내린다 세상은 어찌 어둡기만 하랴 해가 지고 뜨는 순리인데 비바람 이겨내고 만개한 사월의 붉은 진달래 꽃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구나

비가

비가 비가 어리석은 날들의 쾌락은 사라지고 혼란스런 숙취처럼 괴로움만 남았다. 허나, 지난날의 슬픔은 ㅡ 포도주처럼 내 영혼 속에서 오래될수록 더 진해진다 나의 길은 우울하다. 미래라는 일렁여진 바다는 내게 고난과 슬픔을 약속한다 허나 오, 친구여,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나는 살고 싶다, 생각하고 아파하기 위해.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비통과 근심과 불안 가운데 기쁨도 있으리라는 것을. … Read more

철이 들었다

철이 들었다 철이 들었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오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 철이 들었다고 한다. 씨를 뿌려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되는 자연의 법칙을 이해했을 때, 철이 들었다고 말한다. 공짜는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철이 들었다고 말한다. “ – 김용욱 몰입, 이렇게 하라 중- “

지루하다 찬란하다

지루하다 찬란하다 지루하다 찬란하다 긴 호흡의 비가 그치자 매미가 운다 아까는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모기장에 가까스로 붙어 있었어 스멀스멀 올라오던 푸른곰팡이도 사라졌다 이불 빨래를 하러 세탁기 뚜껑을 열었다 며칠 전 미처 꺼내지 못한 팬티 하나가 돌돌 말려 있다 아이는 더운데 잘도 잔다 그 틈을 타 계란 세 개를 삶아 찬물에 헹구어 두었다 일어나면 간식거리로 먹여야지 … Read more

나는 홀로 길에 나서노라

나는 홀로 길에 나서노라 나는 홀로 길에 나서노라 나는 홀로 길에 나서노라. 안개 속에서 자갈길이 희끗거리는 고요한 밤, 황야는 산 앞에 귀 기울이고 별은 별과 서로 말을 주고받네. 하늘은 장엄하고도 아름답네! 땅은 푸른 광휘 속에서 잠자는데… 나는 어찌하여 이리 괴롭고 이리 어려운가? 무엇을 바라는가? 무엇이 애석한가? 나는 삶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네! 지나간 것도 조금도 아쉽지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