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초 이시향

부평초 이시향 부평초 이시향 뿌리내리지 못하고 살아온 타향살이 삼십여 년 우포늪에 와서 보니 부평초도 서로 어깨 맞대고 살면 떠돌지 않아도 되는 고향이라는 걸 알겠네. 부평초 위에 시간을 멈추고 세월을 낚는 왜가리 물음표도 정겨운 우포늪에서 깨닫게 되었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이다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이다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이다 우리들은 지금 이렇게 이자리에 앉아 있지만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늘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판단할 수 없고 심판할 수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것은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 또는 며칠 전의 낡은 자로서 … Read more

그대에게 나동수

그대에게 나동수 그대에게 나동수 나, 그대 향한 그리움으로 심장이 뛰고 피가 돌고 있으니 어쩌다, 파란 하늘이 그대 눈을 시리게 한다면 아마 나 그대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을 것이오 어쩌다, 비가 적당히 내려 그대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면 나 그대와의 추억에 젖어 잔을 들고 있을 것이오 잔잔히 비를 뿌리던 하늘이 천둥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진다면 나 술에 취해, 추억에 … Read more

그림자 김해정

그림자 김해정 그림자 김해정 밝은 곳으로 가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변덕스러운 내 마음 생각이 굽어지고 옅어질수록 내 머리보다 조금 더 앞서 풀죽은 어깨 돌아보게 한다 세상 가장 낮은 곳의 사랑 바람이 내어준 길 위에서 검게 그을린 사랑 우린 서로 주고받으며 걷는 거지.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모던 타임스 박동환

모던 타임스 박동환 모던 타임스 박동환 톱니바퀴가 돌아간다 끝도 없이 돌아가는 회전체는 멈추지 않고 멈출 수도 없다 공전과 자전을 하는 지구도 궤도를 바꾸지 못하고 전진하는 시간은 돌릴 수 없다 아침의 시작과 함께 거리를 점령하는 노동자 허기진 배와 굶주린 시선은 오가는 질량의 크기에 눈동자도 흔들린다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는 잘 만들어진 기성품처럼 똑같은 생각에 매몰된다 저녁이면 … Read more

폐가를 지나며 이형곤

폐가를 지나며 이형곤 폐가를 지나며 이형곤 범어사 탐방 길 옆 지금은 사라진 청룡동 옛 마을 터 금방이라도 푹석 주저앉을 것 같은 뼈도 살도 이미 수명을 다한 임종 직전의 폐가 한 채 언제부터인가 들고양이 가족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스산하고 음침한 폐가지만 예전엔 한 가족이 슬어낸 추억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그리운 고향집 이리라 폐가, 아직도 누구를 … Read more

관계의 올무 이용철

관계의 올무 이용철 관계의 올무 이용철 나비를 살린 것인가 거미 밥을 빼앗은 것인가 산길 허공에 걸린 흰나비 거미줄에 매달려 온몸 퍼덕인다 몸부림칠수록 줄이 더욱 옥죄는데 거미는 멀리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나비를 구하러 엉킨 줄을 끊고 몸을 감쌌던 끈끈한 액을 닦는다 나비를 풀 위에 놓았더니 가볍게 날갯짓하며 바르르 떤다 나비가 다시 날 수 있을까 이웃 나비가 … Read more

여인의 별 이동구

여인의 별 이동구 여인의 별 이동구 어둠이 뿌려진 바닷가에 눈물을 보이는 한 여인 젖은 눈망울 떨리는 그 입술 그 맘을 휩쓰는 파도가 매섭다 사랑이 숨어버린 바닷가에 아무도 없는 이곳에 어두운 하늘과 어두운 저 바다 떠난 님 찾는가 가엾은 여인아! 별 하나 뜬다 저 하늘에 여인이 그리는 별 하나 저기에 별 하나 뜬다 저 바다 위 … Read more

꽃이라 부르지 마라 이진섭

꽃이라 부르지 마라 이진섭 꽃이라 부르지 마라 이진섭 나의 핏방울이 흘러 흘러 너의 마음을 올곧게 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모든 것을 접고 나의 몸에 상처를 내겠다 검붉은 입술의 유혹으로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구차하게 삶을 걸어야 할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 잠시 멈추어버린 세월 앞에 목놓아 부를 수 있는 그대 있으니 오뉴월 지나 … Read more

부모님의 자리

부모님의 자리 부모님의 자리 나폴레옹이 폴란드로 진격했을 때 한 농촌마을에 며칠간 머물렀다. 마을의 영주가 자기집 만찬에 초대했다. 영주는 제일 높은 상석을 지나쳐 세번째 상석에 나폴레옹을 앉혔다. 나폴레옹의 신하가 대제국의 황제를 이렇게 대우할 수 있는가? 하고 불쾌해하자 영주는 조심스레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이 자리는 제 부모님의 자리입니다. 나라에서 황제가 가장 높듯이 우리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일 높습니다.‘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