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음 이기택

쉬어가는 마음 이기택 쉬어가는 마음 이기택 산모롱이 끼고 돌면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길 산길 따라 펼쳐진 풍경화 철 따라 피는 야생화 해맑은 미소마다 따스한 햇살 쌓여 소담스럽다 편백나무 우듬지 산까치 한바탕 놀고 가니 덩달아 흥겨운 발걸음 바람결에 실린 향기 은근하여 발길 머무는 자리마다 쉼터 새속에 지친 마음 여기에 쉬어간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죽부인 이형곤

죽부인 이형곤 죽부인 이형곤 넌지시 구애한다고 다가올 사랑도 아니건만 모종의 의식이나 프러포즈라도 결여되면 장부의 도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너를 안으면 휑한 가슴에 허허로움이 보인다 팔방으로 자유로운 바람 길이 보인다 비우고 내려놓은 곧은 절개 너를 안으면 댓잎 스치며 지나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 나란히 누워 점차 네가 되리라 바람이 되리라.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코비드 19 석운영

코비드 19 석운영 코비드 19 석운영 처음엔 너무 생소한 이름이었어 그런데 자꾸자꾸 부르다 보니 귀에 익은 이름이 됐잖아 널 처음 만났을 때 네 이름도 그랬어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사랑 예찬가 이정민

사랑 예찬가 이정민 사랑 예찬가 이정민 아름다운 이 지구별에 너나 나나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 이 세상 돌아보면 사랑 아닌 것 없어라 어여쁜 사람들아 아름다운 말을 하세나 유한한 시간 유수 같은 세월 눈 깜짝할 새 가버린다오 나를 사랑함이 곧 너를 사랑함이니 사랑해, 사랑해 너를 그리고 우리를 뜨거운 가슴 식기 전에 끓는 심장이 멎기 전에 ♨ … Read more

피붙이들 나영민

피붙이들 나영민 피붙이들 나영민 처마 밑 제비 부부 벌써 두 번째 다산으로 시끌벅적 새벽부터 밥 달라 칭얼대는 새끼들 살림살이 빠듯하여 언제나 허기진 배 부모의 책임은 날개가 빠질 듯 팔랑거려야 한다 찬바람 스치면 고향을 떠나야 할 운명 피치 못할 사연에 마음은 조갑증 하루하루가 절실하기만 하다 한 몸 으스러진다 해도 새끼들을 책임 지리라는 각오 비 오나 바람 … Read more

밤송이 윤용운

밤송이 윤용운 밤송이 윤용운 푸르른 청춘일 때는 너도 여리고 풋풋해서 가슴으로 품고 있었다 이 몸이 늙었으니 토실토실 알밤이되어 너를 품을 수가 없다 삼 형제 행복하게 살으라 문을열어주마 새싹이 돋아날 때까지 밑거름으로 남아는 주마 삼정승 부럽지 않다 의좋은 형제로 사르라 뛰어나지도 뒤 처지도 않게

자갈치시장에서 서형오

자갈치시장에서 서형오 자갈치시장에서 서형오 바닷물이 수억만 번도 넘게 대패질을 한 자갈밭 자리에 왔다 자갈치시장 사람들은 저마다 해풍과 햇볕에 널려서 짭조름히 간이 올랐다 줄금이 숱하게 터진 도마 위에는 물 숲에서 뭍으로 적선을 하러 나온 생선이 배가 도드라지게 누웠고 식당 주인이 뚝뚝이 비늘을 벗겼다 저 비린 것에게도 먼먼 조상이 있어서 바다는 해달별 아래에 편편히 앉아 곤한 날은 … Read more

가을 편지 김해정

가을 편지 김해정 가을 편지 김해정 낯익은 벌레 소리 여물어가는 계절 앞에 붉게 피어나는 보고픔 툭 하고 터트리니 열린 창문으로 살며시 바람이 살랑거립니다 내려앉은 오색 빛 햇살 바스락거리는 가을 다가와 들꽃 향기에 자연스레 편지 한 장 써 내려가다가 그리움 따라 예쁘게 예쁘게 물든 사랑 가슴에 까맣게 익어가면 부치지 못할 편지 눈물이 핑그르르 땅 위에 낙엽이 … Read more

오늘도 안귀숙

오늘도 안귀숙 오늘도 안귀숙 하늘을 바라본다 물끄러미 무슨 일 일까? 마음에는 그리고 주위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하늘은 그저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봐왔을 하늘 그때의 하늘과 지금의 하늘은 분명 다르다 사람들의 인생도 다르다 하늘과 인간은 하나일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모두들 열심히 자신의 답을 구하기 위해 산다 범죄자이던 재벌이던 평범한 사람이던 … Read more

연꽃 따라 걷는 길 김미경

연꽃 따라 걷는 길 김미경 연꽃 따라 걷는 길 김미경 연꽃 따라 걷는 길 태양을 사모하듯 하늘 향해 꼿꼿이 충성을 맹세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이는 화려한 연꽃이 좋다 하얀 비단 치마 나풀거리며 이쁨을 뽐내는 곱디고운 18세 청이 모습 선녀 부채만큼 커다란 연잎 물방울 또르르 굴러 당신에게 스며듭니다 두물머리 자욱한 안개에 물과 하늘이 맞닿아 수평선 경계 희미한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