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실수 실수 살면서 실수 한 번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실수의 크기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지만 그래도 처음 실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실수를 한 사람도 속이 상하고 많이 미안할 거예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여러 사람 앞에서 타박하지 말고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최유진 ‘행복이 따로 있나요’ 중-

천년의 빛 김미경

천년의 빛 김미경 천년의 빛 김미경 가을비 내린 후 쟈스민 꽃잎에 와우 간판에도 우담바라 꽃 피었다 잎도 향도 없이 보일 듯 말 듯 한 신비한 생명이다 하얀 실 끝에 쌀눈이 천년의 빛 밝히며 한참 넋 놓고 교감한다 3천 년 만에 피는 꽃을 집안에 두 번이나 피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엔도르핀 4천 배라는 다이 돌핀 감동 … Read more

밤 터는 날 안광수

밤 터는 날 안광수 밤 터는 날 안광수 오늘은 완전 무장하는 날 죽대에 창살을 매달고 머리에는 냄비로 쓰고 갑옷을 둘러입고 두툼한 장갑에 뒤뚱뒤뚱 전진한다 내리쬐는 햇살은 적이 되고 고슴도치는 방심하는 틈타 나의 몸을 향해 돌진한다 아이들은 정신없이 무기를 벌리고 피가 나도 방긋 웃어준다 육체는 힘들어도 마음은 햇살같이 따뜻한 기쁨을 만끽하는 가을은 풍요로움 속에 행복을 담아 … Read more

코스모스 김수용

코스모스 김수용 코스모스 김수용 툭툭 치는 가을 바람 살랑살랑 유혹하는 코스모스 가슴은 두근두근 갈팡질팡 설레는 이 마음 연지곤지 곱디고운 새색시의 촉촉한 붉은 입술 가녀린 허리 스치는 응큼한 너의 손길에 때 이른 어느 가을 날 활짝 피어났네

가을 김화숙

가을 김화숙 가을 김화숙 빨간 사과에 매달린 햇살이 뛰어나오는 오후 한때 고추잠자리 허공에 길을 닦는다 가녀린 코스모스 여인 꿀타래 풀어놓듯 달콤한 사랑 이야기 하얀 낮달 붉어진 얼굴 구름 속에 숨고 추억이 날갯짓하는 길섶에 나비는 손끝에 앉아 팔랑이며 가보지 못한 영혼 속 이야기 들려준다 잊은 줄 알았던 추억이 나비의 등에 업혀 왔을까 잔잔히 이는 파문 가을이 … Read more

나뭇잎 편지 박명숙

나뭇잎 편지 박명숙 나뭇잎 편지 박명숙 바람이 보내온 나뭇잎에 곱게 물든 편지 한 장 줍는다 울긋불긋 고운 단풍잎보다도 아름다운 언어로 읽힌 숲 냄새가 가득한 봄에서 가을까지 담은 편지가 배달되었다 붓도 아닌 것이 물감도 아닌 것이 햇살이 노닐고 갔을 뿐인데 흔적을 그대로 받아 적은 나뭇잎에 씌어 놓은 햇살의 연서가 아름답게 읽힌다 노란 융단으로 깔아 놓은 초대받은 … Read more

젖은 낙엽 최수경

젖은 낙엽 최수경 젖은 낙엽 최수경 생을 다한 낙엽은 가늘게 내리는 비 한방울에 힘겨워 마지막에 주어진 것 다 소진하고 가볍게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가고 싶은 것 바람에 손을 끌려 가고픈 마음 어떤 미련 남아 빗방울 하나에도 걸음이 무거워지는 것 멀리 다가오는 구름 닿기전에 아침햇살 오던 길로 꿈꾸던 곳으로 가야하는 것 어느날 그렇게 왔다가 또 그렇게 … Read more

손잡이 나동수

손잡이 나동수 손잡이 나동수 세상은 누구나 홀로 가기 외롭고 힘들기에 우리는 모두 서로서로 손잡아 주기를 기다린다. 최고의 권력과 황금으로 화려하게 살던 사람도 한순간 허무하게 가듯 오늘 하루 즐거워도 밤 되면 손이 허전하다. 오늘 많은 손을 잡았지만 텅 빈 지하철 막차 손잡이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애당초 김해정

애당초 김해정 애당초 김해정 공테이프에 무언가를 채우듯 살아가는 삶의 뒤꼍에서 세월의 인내를 견뎌내는 비우고 담는 것에 대한 무뎌 버린 핑계라는 매듭 흐트러지고 엉켜있는 마음에 안된다는 것과 된다는 것의 확률 꿈같이 낮은 확률에 희망을 실어 매주 로또라는 꿈길을 만든다 백지장에 미련한 설렘이라도 나날이 샘솟지 않았더라면 애당초 헛꿈 속에 시간을 헤매며 지구 몇 바퀴는 돌지 않았을 텐데. … Read more

나를 고발합니다 맹태영

나를 고발합니다 맹태영 나를 고발합니다 맹태영 잘 살고 싶고 일등을 하고 싶었고 가족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꿈이란 걸 육십이 넘어 알았습니다 광택 나는 차를 몰고 금박 새인 명함을 뿌리며 동네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싶었지만 회사 핑계 일 핑계 아프다는 핑계만 늘어놓고 끝내 저도 희끗희끗 흰머리가 늘었습니다 꾸지람하던 그 목소리 회초리를 들던 그 손만 평생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