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이형곤

갓바위 이형곤 갓바위 이형곤 부러운 건 무엇이고 아쉬운 건 무엇인가 지닐 줄을 알면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지 탐욕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천불 천탑을 지은들 무슨 소용 있으랴 일천삼백예순다섯 울퉁불퉁한 돌계단을 두 다리로 딛고 올라왔다면 더 이상 바랄 게 무엇인가.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화순댁 이용철

화순댁 이용철 화순댁 이용철 길 위에서 젖은 삶을 눈물로 삼키며 말린 알곡으로 해넘이에 밥을 짓습니다. 절벽을 굽이치는 강물로 살아온 화순댁 그림자 길어 어둑한 저녁이 다가와도 볍씨 한 톨이 우주를 품고 있음을 압니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늦가을의 운치 나영민

늦가을의 운치 나영민 늦가을의 운치 나영민 구구절절 가을이라 아우성 서늘한 바람이 몰고 온 찬 기운에 온몸 웅크리지만 새벽이슬 잎새마다 흥건하고 텃밭에는 여름을 말끔히 쓸어 아궁이에 불을 지펴 보는데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비명들 콩 줄기의 마지막 가는 길 매운 연기를 피우며 하늘 구름 길 자지러지게 울고 울었던 나무둥치 매미들의 소리는 귓전에서 흩어져 사라지는 비운의 환청들 풀도 … Read more

날아다니는 요물 이시향

날아다니는 요물 이시향 날아다니는 요물 이시향 오늘 여기서 많이 잡혀도 바로 옆에는 하나 없는 재첩은 물결 따라 날아다니는 요물이여! 재첩 캐서 구 남매 키운 저어기 저 여든여덟 살 넘은 순덕이 할멈 따라다녀야 공치는 일이 없어야!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그리움이 쏟아져 내릴 때 정외숙

그리움이 쏟아져 내릴 때 정외숙 그리움이 쏟아져 내릴 때 정외숙 어느 날 문득 저 하늘의 별처럼 그리움이 쏟아져 내릴 때 저 수많은 별들을 헤아려 봅니다 별 하나에 그리움 하나 별 둘에 그리움도 둘 헤아리고 또 헤아려봐도 끝이 없는 별들 그리움은 더욱더 차곡히 쌓여만 갑니다 밤하늘에 다시 별을 봅니다 그리움은 그대로도 좋으니 오늘도 차곡히 쌓여진 그리움에 … Read more

탁발 문영길

탁발 문영길 탁발 문영길 갸륵한 사모思慕의 보시로 바랑 묵직하건만 마음의 허전함은 여전하여 떠돌이로 기웃거린 인생 파계의 두려움과 사랑의 기대로 먼 길 동행하며 내심 다투기만 하던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시詩를 앞세워 그리움을 탁발하고 있다 염치도 없이…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낙관 맹태영

낙관 맹태영 낙관 맹태영 몽유도원도 같은 환상을 마음으로 그리고 삶의 한 편 애절한 시詩를 깊숙이 파내며 긴 여정의 시간들을 잔 걸음으로 써 내려 가며 생이라는 단단한 돌에 무딘 삶을 새기며 고통으로 패인 시간을 다듬고 추상의 운명 속에서 조금씩 형체를 만들어 간다 성공과 실패의 허무함과 음과 양의 오묘함,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 그 미련과 아쉬움의 잔재들을 털어 … Read more

귀로 이기택

귀로 이기택 귀로 이기택 불편하고 가파른 길을 걸어왔을 허름한 이력의 낡고 오래된 구두가 택시를 세웠다. 연탄 두 장 새끼줄에 꾀고 오르막길에 숨 몰아쉬던 가난한 발걸음에서 삶의 고단함이 뚝뚝 떨어졌던 아버지의 모습 같아 피곤한 발을 태운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낸 그의 표정에 노을이 한 잔 술로 번지고 미안해할 것 없는 정직한 노동은 귤 몇 개로 검정 비닐봉지에 … Read more

거울 속 진실 석운영

거울 속 진실 석운영 거울 속 진실 석운영 난 하루도 수없이 거울을 보고 또 봅니다 눈앞 거울에 나타난 조금은 또 다른 날 봅니다 진정 거울 안에 난 어디 있나요 빛의 거울이 캄캄한 내 영혼 비칠 때 거울을 보듯이 이젠 그 빛으로 거울 안 날 바라봅니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가을밤에 이정민

가을밤에 이정민 가을밤에 이정민 꽃은 피고 져도 말이 없는데 단풍은 온 산하 신음하며 몸살을 앓네 달빛 쓸쓸한 밤 외로움 깊어가고 갈바람에 바스락거리는 메마른 가슴 다정히 어루만져 줄 가을 향기를 닮은 임의 향기가 그립고 그립다 맺지 못해 떠나간 인연 새로운 계절마다 아련히 피어나는 그리움 하나 제풀에 지쳐 타다 만 불꽃으로 가을밤이 사그라진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