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연가 서숙지

다대포 연가 서숙지 다대포 연가 서숙지 스물두 살 때였을까 그와 함께 버스로 두어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이 다대포 해변이었지 모래톱과 갈대가 장관을 이루던 곳 여기가 어디쯤일까 길도 모르는데 집은 어떻게 찾아가나 눈동자는 흔들리고 불안이 엄습하여 눈앞의 멋진 풍경은 뒷전이었지 잔뜩 움츠린 내 손을 이끌어 살며시 그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선한 눈빛이 나를 보며 … Read more

허무한 성적표 정종명

허무한 성적표 정종명 허무한 성적표 정종명 빈손 시려 발버둥 친 세월 망가진 육신 동반된 통증 제 몫으로 받아 든 무게 버거워 멈춰 선 문턱 희미한 새벽안개 쌓인 꿈길 돈을 쫓는 걸음 원점서 맴돌고 빈둥대다 수렁에 빠졌던 실수 애쓴 만큼 채우지 못한 주머니 영롱한 보석처럼 갈고 닦은 앞길 세월의 소용돌이에 퇴색되고 돌아본 길 후회조차 멋쩍은 폐쇄된 … Read more

꿈꾸는 새 박서진

꿈꾸는 새 박서진 꿈꾸는 새 박서진 하얀 겨울로 만들어낸 흰 새털인가 박재된 가지 위에 희망을 전하고 날지도 울지도 못하는 꿈꾸는 흰 겨울 퍼덕이며 보는 생각들 새해는 하얀 꿈 복 된 꿈 이루기를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울고 싶을 땐 울자 나동수

울고 싶을 땐 울자 나동수 울고 싶을 땐 울자 나동수 구름이 하늘을 가리면 태양도 몰래 운다. 항상 밝아 보여도 울고 싶을 때가 있거든 나무는 바람 불 때 숨죽여 흐느끼고 꽃은 밤 몰래 울어 아침에 이슬이 맺히지. 어느날 별이 커 보이는 것도 별이 눈물을 머금었기 때문이야.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담소 김해정

담소 김해정 담소 김해정 고마운 마음 별, 달, 바람 눈부신 햇살도 없이 진리의 흙속에 툭하고 떨어져 곁에 놓은 미쁜 정 기분 좋게 후~ 날렸더니 따뜻한 말의 온도로 겸허의 꽃향기 나풀대며 내게서 환하게 빛나는 싱그러운 고운 숨결 빨주노초파남보 형형색색 꽃이 활짝 핀다. * 미쁜정 : 믿음성 있는 두터운 정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겨울 시골에 가면 박동환

겨울 시골에 가면 박동환 겨울 시골에 가면 박동환 겨울바람 차가운 시골에 가면 장작 태우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따뜻한 꿈이 피어오르는 낮은 지붕의 굴뚝에서 마음의 고향을 찾는다 아랫목에 누워 등 지지다 살갗이 빨갛게 부어올라도 누렇게 뜬 장판처럼 추위에 이불을 덮어쓴 채 발가락만 곰지락거리던 머리가 잊은 것을 찾는다 논두렁에서 바람에 잘려나간 이삭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두 발로 밟아 … Read more

서리꽃 사랑 이형곤

서리꽃 사랑 이형곤 서리꽃 사랑 이형곤 한 잎 한 잎 천천히 물드는 사랑, 논두렁 터지도록 퍼붓는 억수 비 같은 사랑, 이런 사랑 저런 사랑 사랑도 많은데 미처 따라서 읽지 못한 자막처럼 스쳐간 사랑, 격렬한 사랑도 없이 타버린 사랑, 막차의 불빛처럼 멀어져 간 사랑, 내 사랑은 서리꽃이었네 절대로 보낼 수 없다고 붙잡아야 될 것을 그때는 왜 … Read more

여울목 이용철

여울목 이용철 여울목 이용철 얼룩진 끄느름한 옛날 손 비질합니다. 드밝게 비친 얼음 같은 빛 울림이 퍼집니다. 겨울 하늘만큼 파란 물결 살여울 지나 여울목에 갓 맑은 당신의 삶이 온새미로 스며듭니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이랑 사이 나영민

이랑 사이 나영민 이랑 사이 나영민 바람결 따라 살랑살랑 휘파람 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오라버니 따라 쫄랑쫄랑 소녀의 머리끝 노란 댕기 리본 아지랑이 되어 아련히 피어오른다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

한쌍의 앵무새 양영순

한쌍의 앵무새 양영순 한쌍의 앵무새 양영순 말은 알아듣는 듯한데 말을 따라하지 않네 새도 외로워서 쌍을 이룬다. 말 잘하는 새는 어디가고 말 잘하는 인간만이 냄새로 북새통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쪼아대는구나 시끄럽게 조잘조잘 어 여쁜 아낙네처럼…… 인간사 제 구실도 못하면서 횡설수설 어 여쁜 새 만도 못 하리